산단 업종 변경 신청서 제출 임박…긴장감 감도는 곤양면
기업유치위 “대기업이 우리를 속이겠나. 공개 토론 응해라”
반대대책위 “전문가 초청강연회 마련…선동 말고 공부해라”

사천 대진일반산업단지의 업종변경(제조업→폐기물 운반·처리 원료재생업) 신청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45만㎥ 규모 폐기물매립장과 일일 200톤 규모의 소각장 설치를 둘러싼 여론전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사진은 대진산단 조성공사 현장.
사천 대진일반산업단지의 업종변경(제조업→폐기물 운반·처리 원료재생업) 신청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45만㎥ 규모 폐기물매립장과 일일 200톤 규모의 소각장 설치를 둘러싼 여론전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사진은 대진산단 조성공사 현장.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사천 대진일반산업단지의 업종변경(제조업→폐기물 운반·처리 원료재생업) 신청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45만㎥ 규모 폐기물매립장과 일일 200톤 규모의 소각장 설치를 둘러싼 여론전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대진산단 산업폐기물 처리장 유치 찬성 측 인사들로 구성된 ‘곤양지역 기업 유치 상생위원회’는 9일 오전 11시 사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진산단 업종 변경 시 들어설 SK대진자원순환단지는 곤양과 서부 3개면의 희망이자 미래가 될 수 있다”며, 유치 찬성 이유를 알렸다.

‘곤양지역 기업 유치 상생위원회’는 9일 오전 11시 사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단체는 대진산단 업종변경과 SK자원순환단지(소각장과 매립장 겸함) 유치 찬성 입장을 밝혔다. 
‘곤양지역 기업 유치 상생위원회’는 9일 오전 11시 사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단체는 대진산단 업종변경과 SK자원순환단지(소각장과 매립장 겸함) 유치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 단체는 기자회견 전날인 3월 8일 찬성 측 인사들이 총회를 열고, 8명의 공동위원장을 선출하면서 결성됐다. 기업유치위는 “(SK자원순환단지는) 유해물질 같은 환경적 요인이 거의 없는 친환경 시설”이라며 “이 같은 기업을 유치해야 인구가 유입되고 지역발전이 가속화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업유치위는 산업폐기물처리장 반대 대책위원회의 환경 오염·생활권 침해 주장에 대해 “거짓 선동”이라며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반대 대책위원회를 향해 공개 토론회 개최, 현장 견학 동참, 시설 유치 주민 찬반 투표 등을 제안했다.

기업유치위는 “SK에코플랜트 같은 대기업이 인체에 치명적인 유해물질을 마구 쏟아내면서도 거짓말로 사람들을 속이겠냐”며 “대기업을 한 번 믿어보자”는 주장을 폈다. SK에코플랜트는 현 대진산단 조성사업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다. 앞서 SK에코플랜트는 “대진산단 업종 변경 시 입주기업 중 하나로 소각장과 매립장을 겸한 시설을 설립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면, 대진일반산업단지 산업폐기물 처리장 반대 곤양면·서포면 공동대책위원회는 “산단업종 변경 신청서가 곧 사천시에 제출된다는 말을 들었는데, 어제 급조된 단체가 기자회견을 한 것 같다”며 “그들의 주장에 일일이 대응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대진산단 산업폐기물 처리장 반대 곤양면·서포면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2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천시에 산단 업종 불허를 촉구한 바 있다. (사진=뉴스사천 자료사진)
대진산단 산업폐기물 처리장 반대 곤양면·서포면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2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천시에 산단 업종 불허를 촉구한 바 있다. (사진=뉴스사천 자료사진)

반대 대책위는 “앞선 기자회견에서 밝혔듯 민간기업이 폐기물 매립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떠나고, 피해가 고스란히 주민과 지자체의 몫으로 남겨진 사례가 전국 곳곳에 수도 없이 많다”며 “조만간 전문가를 초청해 곤양면민 아카데미를 열고, 대기업 유치론의 허상을 낱낱이 알릴 것이다. 극소수 찬성 측 인사들이야말로 선동부터 하지 말고, 실상을 제대로 알도록 우리가 마련한 강연회에 참석해서 보고 듣고 공부해라”고 주장했다.

또한 반대 대책위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산단 업종변경'이란 이름으로 대진산단을 산업폐기물 처리장으로 바꾸려는 계략에 사천시가 속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사천시 투자유치산단과는 “아직 대진산단 업종 변경 신청서가 제출되지 않아 구체적인 답변은 어려운 상태”라며 “곧 시행사로부터 업종 변경 신청서가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서류가 들어오면 관련 내용을 면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검토 중인 대진산단 유치업종 변경계획(안).
현재 검토 중인 대진산단 유치업종 변경계획(안).
기존 2020년 고시된 대진일반산단 계획도
기존 2020년 고시된 대진일반산단 계획도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대진일반산단 계획 변경안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대진일반산단 계획 변경안

최근 확인된 대진산단계획 변경 협의 자료에 따르면, 기존 대진산단은 산업시설용지 14만 9610㎡, 지원시설용지 1만 1770㎡, 공공시설용지 8만 6533㎡였으나, 변경안에는 산업시설용지 8만 4395㎡, 지원시설용지 5015㎡, 공공시설용지 15만8503㎡(폐기물처리시설 7만 2820㎡)로 변경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산업시설과 지원시설 면적은 절반으로 줄고, 폐기물처리시설 면적은 크게 늘어난 것이어서, 폐기물처리장 반대 주민들이 비판하고 있다. 

대진산단 유치업종은 기존 C28, 29, C31 등 항공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종 대신 C23(비금속 광물제조업) 6720㎡, E38(폐기물 수집, 운반, 처리 및 원료 재생업) 7만 7675㎡로 변경할 예정이다.

폐기물처리시설은 크게 2가지인데, 144만 4300㎥ 규모의 매립시설과 일일 200톤을 소각할 수 있는 소각장 시설이다. 시설 설치기관은 현재 대진산단 시공사인 SK에코플랜트이며, 사업기간은 사용개시 후 10년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검토 중인 대진산단 폐기물처리시설 계획.
현재 검토 중인 대진산단 폐기물처리시설 계획.

산단계획 변경 협의자료를 살펴보면, 폐기물매립장의 경우 매립은 일반폐기물 72만 2150㎥, 지정폐기물 72만 2150㎥ 규모로 계획하고 있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지정폐기물'이란, '사업장폐기물 중 폐유ㆍ폐산 등 주변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거나 의료폐기물(醫療廢棄物) 등 인체에 위해(危害)를 줄 수 있는 해로운 물질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폐기물'을 말한다. 대표적인 지정폐기물로는 폐산, 폐알칼리, 폐유기용제, 폐합성고분자화합물, 폐석면, 광재, 분진, 폐주물사, 소각잔재물, 고화처리물, 폐촉매, 폐흡착제, 폐농약, PCB 함유폐기물과 감염성폐기물 등이 있다. 

지정폐기물은 보관, 수집운반 및 처리 등의 기준이 다른 폐기물에 비해 엄격하며, 폐기물의 배출에서부터 처리까지의 전 과정이 드러날 수 있도록 하는 처리증명제도의 적용을 받고 있다.  

기존에 승인 받은 산업단지의 업종변경은 산단 지정 시 정부부처와 상급 기관 검토를 받는 것과 달리 지자체장 재량 사항이다. 지난해 연말 박동식 시장은 “주민이 반대한다면 (사업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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