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한의 영화이야기] 스위치

영화 '스위치' 홍보물
영화 '스위치' 홍보물

[뉴스사천=배선한 시민기자] 크리스마스에 인생이 달라진다. 캐스팅 0순위의 천만배우이자 자타공인 스캔들 메이커, 화려한 싱글라이프를 만끽하던 톱스타 박강(권상우 분)은 그저 자다 깼을 뿐인데 인생이 180도 뒤바뀌는 순간을 맞이했다. 느닷없이 낯선 집에서 깨어나 보니 출세를 위해 헤어졌던 첫사랑이 아이 둘을 데리고 와이프가 돼 있다. 그야말로 오마이갓 상황인데, 내가 아는 ‘나’가 아니다. 

최근 엄청난 인기를 누린 TV 시리즈 ‘재벌집 막내아들’은 웹소설이 원작이며, (성공은 차치하고) 쉽게 접근 가능한 웹소설 시장은 현재 ‘회귀’ ‘빙의’ ‘환생’, 뭉뚱그려 회빙환이 요즘 대세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걸까, 용감하게도 <스위치>는 동명의 타이틀이 넘칠 정도로 한물 간 소재를 다시 끌어왔다. 기시감 정도가 아니라 이 작품과 저 작품이 헷갈릴 정도로 너무 많이 소비된 상황인데, 어지간해서는 욕먹기 딱 좋다.

당연하지만 흔한 소재를 영화로 만들 때는 탄탄한 시나리오가 관건이다. 자칫 기발한 시도를 하겠다고 허용치를 넘어섰다간 망작이 되고, 익숙함을 그대로 투사했다간 하품이 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스위치>는 흔히 말하는 ‘선’을 넘지 않고 관객의 호감을 붙드는데 비교적 성공한 편이다. 

일단 가족과 함께 보기 좋다. 웃음으로 시작해서 감동으로 마무리한다는 공식 그대로라, 빤한 전개에 때로는 유치하기까지 하며 결말까지 예측 가능하다. 굳이 이 영화를 봐야 되나 싶은데, 그럼에도 몰입감이 있다. 배우들의 합이 좋고 가족 영화-코미디 영화라기에는 조금 부족하다-로서의 장점을 고루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역이 치트키다.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전하고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장르 영화로서의 미덕을 나름 갖췄다. 다만 개봉시기가 크리스마스전후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가벼운 아쉬움이 남는다. 아무래도 극장가를 점령한 <아바타> 눈치 보느라 힘들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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