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정 사천중학교 교사.
최진정 사천중학교 교사.

[뉴스사천=최진정 사천중학교 교사] 요즘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1월 말이나 2월 초에 졸업식과 방학식을 동시에 하고 있다. 새로운 학년을 준비하기 위하여, 1·2월의 두 달을 온전히 각종 체험학습과 해외 어학연수 등으로 알차게 보내게 하기 위한 교육과정일 것이다. 먼저 인생의 한 과정을 마친 졸업생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말을 남긴다.

‘누구네 아들과 손자가 어느 고등학교에 입학을 했네, 또 누구네 손녀와 딸은 어느 대학교 무슨 과에 진학했네.’ 하는 소식이 대로변 현수막이나 학원의 게시판을 통해 요란하게 전해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중학교는 추첨으로 학교를 배정받지만, 고등학교부터는 성적과 실력에 따라 희망하는 학교를 선택하여 경쟁하게 된다.

열심히 노력해 원하는 결과를 얻은 학생들에게는 축하를 보내고, 열심히 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학생들에게도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학업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진정 자신이 무엇을 하면 행복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스스로 생각해 볼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도종환 님의 시 <흔들리며 피는 꽃>이란 시에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라는 대목이 있다.

누구나 살다 보면 일이 잘 풀리는 날도, 그러지 못한 날도 있게 마련이다. 인간이기에 삶의 순간순간에 실수도 하게 되고, 또 그 실수에 반성문도 남모르게 적으며 어금니를 악무는 날도 많다. 태산준령(泰山峻嶺)을 오르다 보면 힘에 겨워서, 자연의 위대함에 자신도 모르게 절로 고개가 숙여지기도 하고 또, 작은 봉오리에 앉아 기쁨에 겨워 탄성을 지르기도 한다. 삶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요즘 아이들이 ‘인생은 한 방이다.’라는 말을 자주 쓴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순간순간의 소중함과 일상의 가치를 이야기해 주었던 기억이 난다. 왜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했을까? 자문(自問)해보니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었다. 미숙(未熟)한 생각에 진정 무엇이 소중한지를 모르고 무지개만 좇던 젊은 날, 나에 대한 뉘우침이었다.

도종환 님이 그의 또 다른 시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에서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 / 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구절초이었음 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이 꽃이라면 / 꽃 피우는 일이 곧 살아가는 일인 / 콩꽃 팥꽃이었음 좋겠어.”라고 노래한 노랫말이 아프게 다가온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은 자신의 성공과 실패에 일희일비도 할 테지만,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위대한 삶의 여정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충실하고, 매 순간 자신과 타인, 자연을 사랑하며 행복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끝으로 부모님들께는 이 말을 남기고 싶다.

“아이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방학입니다. 부디 자녀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주세요. 사랑을 느끼고 행복하게 지내는 시간이 아이들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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