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사천=최인태 막걸리문화촌장] 계묘년(癸卯年) 새해 첫날, 이구산에서 첫 술(계묘세주·癸卯歲酒)을 올렸다.

이구산(尼邱山, 370m)은 사천의 지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천(泗川)이란 지명은 조선 시대에 생긴 것으로, 유학을 받드는 지배 세력이 공자가 사수천 변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사천 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이때 수(洙)자가 빠지니 현청이 있던 곤양(昆陽)의 양자를 가져와 수양루(洙陽樓)라는 정자를 지었다.

그리고 공자가 내세운 다섯 덕목인 인, 의, 예, 지, 신에 맞추어 선인, 정의, 평례, 상지, 화신이라는 다섯 동네의 이름을 지었다. 지금도 선인리, 정의리는 남아 있고, 평례는 평화리로 불리고 있다.

또한 공자가 태어난 마을의 뒷산이 이구산이라는 데서 착안해 사천의 주산을 이구산으로 불렀으니, 사천과 이구산은 깊이 연결되어 있다고 하겠다. 그 이구산에서 새해 첫날에 술을 올렸다.
여러 음식 중에서 왜 술이었을까?

발효의 나라인 대한민국에서 발효음식인 술, 된장, 간장, 젓갈, 김치 중에서 가장 냄새가 좋은 것이 술이다. 이런 술의 쓰임새로는 첫째가 천지신명께 바치는 제물이었고, 둘째가 조상 제사에 올리는 차례주였으며, 셋째가 접대주, 넷째가 반주였다. 기후 위기로 전 세계가 천재지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새해 첫날 천지신명께 술을 올리는 것은 유의미한 일이다.

그리고 옛사람들은 한 해 동안 무병장수를 위하여 새해 첫날 마시는 술을 세주(歲酒)라 하였다. 이 술을 정초에 마시면 괴질(怪疾)을 물리치고, 연중 사기(邪氣)를 없애며, 오래 살 수 있다고 하였다. 부디 이구산에서 올린 세주로 코로나로부터 모두가 자유로워지길 염원한다.

세주(歲酒)를 마신다는 건 지금까지의 묵은 것을 폐기하고 신성한 새해를 맞이한다는 뜻도 있다. <뉴스사천> 독자님들께도 글로나마 계묘년 세주(癸卯年 歲酒)를 올리니, 한 해 동안 뜻하는 일마다 술술 잘 풀리고, 내내 건강하길 두 손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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