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우리의 정원

『우리의 정원』김지현 저  / 사계절 / 2022
『우리의 정원』김지현 저  / 사계절 / 2022

[뉴스사천=박은영 삼천포도서관 사서] 무언가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에는 많은 감정이 담겨 있다. 단순히 그 대상에 대한 관심을 넘어 상대방의 취향을 알고 싶다는 호감, 혹시 나와 같은 것을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까지. 더구나 좋아하는 대상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그 자체로 벅차고 설레는 일이다.

청소년이 자신의 미래를 상상하기 힘들 때 주위에 있는 긍정적인 롤 모델은 그들의 불안을 희망으로 바꾸어 주는 역할을 한다. 다행스럽게 정원의 곁에는 그 역할을 멋지게 맡고 있는 청년들이 있다. 이들은 차분히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씩씩하게 삶을 열어 간다.

학교 상담 교사는 때로 전혀 교사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고양이 집사 지만 최선을 다해 학생과 고양이를 두루 보살핀다. ‘쿠쿠 책방’의 젊은 주인 부부도 마찬가지다. 고래 덕후로 고래에 빠진 모습이나 유기견을 돌보는 장면은 환경 운동이라는 커다란 담론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아끼는 작은 마음이 실천이 되어 일상에서 자리 잡는 모습을 보여 준다.

《우리의 정원》은 ‘좋아하는 마음’이 한 사람을 움직이고, 사람과 사람을 잇고, 세상을 조금씩 바꾸어 가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다. 관계 맺기를 두려워하는 정원에게 선뜻 다가와 온기를 주는 친구들, 그에 힘입어 자기만의 세계를 가꾸고, 마침내 다른 사람의 간절한 소망에 귀 기울이는 정원. 그들이 보여 주는 따뜻한 소통과 변화는, 비록 대상은 다르더라도 무언가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서로의 마음을 존중하고 지지할 때 만들어지는 자유롭고 다정한 세계를 꿈꾸게 한다.

이 책은 모든 취향과 애정이 오롯하게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모든 청소년이 마음껏 자기만의 정원을 가꾸어 가기를 바라는 작가의 진심이 담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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