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삼천포농악보존회, 전수교육관 활성화 5번째 공연
재치있는 입담, 역동적인 소탈춤…외국인도 사로잡아

2022년 전수교육관 활성화 사업으로 진행된 전통예술원 ‘놀제이’의 창작 연희극  공연 모습.
2022년 전수교육관 활성화 사업으로 진행된 전통예술원 ‘놀제이’의 창작 연희극 공연 모습.

[뉴스사천=정인순 기자] 11월의 마지막 날인 지난 30일 저녁, 칼바람을 코끝으로 맞으며 사천무형문화제 전수교육관을 찾았다. 갑자기 내려앉은 기온 탓인지 공연 시작 무렵의 객석은 다소 썰렁했다.

이날 전수교육관에선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공연으로 창작과 전통이 어우러진 연희공연이 펼쳐졌는데, 전통예술원 ‘놀제이’의 창작 연희극 <재주박사 배박사와 떠나는 우왕전>이었다. 

최고의 소 ‘우왕(牛王)’을 찾기 위해 전국을 순회하는 재주박사 배박사의 여행 이야기에 눈 크게 뜨고 귀 활짝 열고 따라가 보았다.

공연 모습
공연 모습

소고 판굿으로 시작된 <재주박사 배박사와 떠나는 우왕전>은 소싸움장으로 향하는 배박사(매호씨)의 소고춤, 모두의 안녕을 기원하는 액맥이 타령, 소들(흑제이·황제이)의 신통방통 재주, 재주꾼 배박사의 버나·죽방울 놀이, 소싸움으로 이야기가 진행됐다.

전통악기 4개(태평소·장구·북·꽹과리), 특수악기 2개(카우벨·레인스틱)로 병풍을 친 악사들은 절묘한 치고 빠지기로 공연자의 뒷배를 단단히 받쳤다. 공연이 깊이를 더할수록 배우들의 이마엔 땀방울이 맺히고, 썰렁했던 객석도 뒤늦게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이 하나둘 자리를 차지하며 온기를 더했다. 

 젊은 재담꾼의 한마디 한마디에 객석에선 웃음과 환호가 터져나왔다.
젊은 재담꾼의 한마디 한마디에 객석에선 웃음과 환호가 터져나왔다.

마당판을 사로잡는 배박사의 재치있는 입담과 익살 가득한 몸짓, 흑소 황소 두 마리의 동물 탈이 펼치는 소싸움과 소탈춤이 이번 공연의 관람 포인트였다. 젊은 재담꾼의 한마디 한마디에 객석에선 웃음과 환호가 터져나왔다. 능숙하게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는 앳된 얼굴에서 묘하게 느껴지는 연륜이 극에 재미를 보탰다.

한 마리의 소는 두 명의 사람이 소탈을 쓰고 한 몸처럼 움직이며 호흡을 맞춘다. 두 마리 소가 탈춤을 추며 싸우는 역동적인 모습은 에너지로 충만하다. 탈을 쓰고 뛰고 구르는 배우들의 거친 숨소리까지 느껴질 정도다. 소규모 마당극의 맛이자 매력이다. 

소싸움
소싸움
공연장을 찾은 외국인이 공연에 참여하고 있다.
공연장을 찾은 외국인이 공연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 외국인 몇이 공연장을 찾아 공연에 참여도하고 배우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것을 보며 소박하게나마 K-콘텐츠의 위상을 보는 듯했다. 우리 가까이에서 이런 멋진 공연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 고마운 일이다. 끝내 다 채우지 못한 객석의 빈 의자가 못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지난 10월 12일부터 6회에 걸쳐 진행 중인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은 진주삼천포농악보존회(회장 김선옥)의 2022년 전수교육관 활성화 사업으로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순수 전통공연과 창작 연희공연, 아동인형극, 융복합 공연을 선보였는데 이날 무대에 오른 ‘놀제이’의 <재주박사 배박사와 떠나는 우왕전>은 창작 연희로 다섯 번째 공연이다. 이제 한 번의 공연이 남았다.

12월 7일(수) 저녁 7시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의 마지막 공연
12월 7일(수) 저녁 7시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의 마지막 공연

마지막 공연은 사천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단체들이 준비한 공연으로 12월 7일(수) 저녁 7시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에서 열린다. 문화사랑 새터의 비나리와 사물놀이를 시작으로, 소리누리 전통국악예술단의 신명나는 타악퍼포먼스, 전통예술원 마루의 태평소 협주곡까지 심장을 두드리는 감동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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