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한의 영화이야기]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영화 '와칸다 포에버' 홍보물
영화 '와칸다 포에버' 홍보물

[뉴스사천=배선한 시민기자] 블랙 팬서로 아프리카 아메리칸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던 채드윅 보스먼이 대장암으로 쓰러지면서 마블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금까지 세계관 확장에 열을 올렸고 이제 마무리를 해야하는데, MCU 페이즈4의 핵심인물이 쓰러졌으니 말이다.

그래도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는 돌발 허들을 영민하게 넘어가려 애썼다. 걸출한 배우의 안타까운 죽음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여 와칸다의 국왕 티찰라의 의문사로 대신하고, 영화 전반에 걸쳐 애도를 보냈다. 아이언맨으로 대변하는 히어로 무비에서 정작 주인공이 빠졌으니 고충이 얼마나 컸을지, 어떻게 수습해야 좋을지 마블의 고군분투는 분명히 보인다. 

하지만 장엄한 추모의 념이 지나쳐 텐트폴 팝콘무비의 본질인 재미까지 흔드는 것이 문제다. 그러니까 슬픔은 너무 길고 서사는 지루해서 기대만큼의 재미가 없다.

식민주의 비판을 포함해 알차게 채우려는 노력은 보이나 그것만으로는 161분이라는 시간이 너무나 길다. 나름 액션과 볼거리를 충분히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모자라는 기분이 드는 것은, 그동안 마블이 보여주며 생겼던 기본 기대치 수준만 채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마무리라도 충족감을 줬다면 좋았으련만 봉합도 허술하기만 하다. 이쯤이면 됐겠지 하는 매너리즘이 의심될 정도로 말이다.

극장문을 나서는 이들 대부분 ‘허전하다’고 표현하는데, 사실 컨텐츠의 부족이 아니라 존재감 극강이던 핵심 인물의 부재가 모든 문제의 시작이다.

영화에서는 후계자를 내세우는 것으로도 모자라 마치 돌려막기를 하듯 여러 캐릭터로 채드윅 보스먼의 빈자리를 채우려 했지만 아무래도 성과는 시원찮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