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한의 영화이야기] 자백

영화 '자백' 홍보물
영화 '자백' 홍보물

[뉴스사천=배선한 시민기자] 크게 성공한 젊은 사업가, 살인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가 되었다. 이에 승률 100%의 변호사가 나섰다. <자백>은 스럴러 강국 스페인의 <인비저블 게스트>의 리메이크판으로, 원작의 몰입도와 숨이 멎는 반전을 어떻게 담을지가 관건이었다. 리메이크작은 원작을 이미 본 기존 관객의 눈높이를 맞추고 욕구를 채워야만 한다는 기준점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낯선 산을 오를 때 초행길이 어렵지 두 번째는 검증된 루트를 따라 쉽게 오르는 법이다. 잘나가는 변호사가 음모에 빠진 성공한 사업가를 변호한다는 이 흔하디흔한 소재를 <인비저블 게스트>는 정말 잘 버무려 수작이 되었다. <자백> 또한 검증된 루트를 따라 안전한 노선을 걸었다. 생각해보면 리메이크작 중 자기만의 색깔이나 개성을 넣는다며 고집을 피우다 망작을 만든 게 대체 몇이던가. 

중요한 것은 원작의 아우라에 부담을 받지 않고 힘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자백>은 원작을 본 사람은 서스펜스는 조금 떨어질지언정 여전히 흥미진진하며,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러닝타임이 짧게 느껴질 만큼 몰입도가 깊다. 한마디로 깔끔한 리메이크작이다. 

<자백>의 가장 큰 매력은 긴장감인데 영화가 펼쳐놓은 지뢰밭 같은 서사를 따라가다 보면 마지막 지점에서 저도 모르게 숨을 멈추고 털썩 주저앉게 된다. 이야기의 힘이 어떻게 관객을 사로잡는지를 보여주는 잘 만든 스릴러다.

놀라움과 충격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는 이 영화의 매력은 흔히 말하는 반전에 기댄다기보다는 반전까지 끌고 가는 거대하고 힘 있는 이야기의 공이 크다. 원작의 매력을 훼손하지 않고 또 다른 매력을 입힌 <자백>은 당분간 잘 만든 리메이크작의 전형으로 남을 수 있겠다. 

반전이 공개되었다는 한계는 있으나 달라진 시공간과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를 보는 재미는 만만치 않다. 분명 원작에 힘입은 바 크지만 오랜만에 만난 제대로 만든 범죄, 스릴러다. 관람 후 원작과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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