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현면 신송마을 10여 년간 농번기 ‘공동급식’
“식사 챙기려면 빠듯한데 시간 절약되니 좋아”

[뉴스사천=심다온 기자] 지난 10월 27일 점심시간, 용현면 신송마을의 마을식당에서는 밥 짓는 냄새가 따끈하게 퍼져 나온다. 갓 볶아낸 반찬이 마을회관에 펼친 상 위로 올려질 무렵, 밭일을 잠시 멈춘 주민들이 하나둘씩 모여든다. 40여 명이 넘는 신송마을의 영농인들은 식판을 받아들고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옹기종기 앉아 점심을 먹는다.

올해 72세의 문영순 씨는 “밭에서 일하다 보면 밥을 해 먹을 시간이 없는데 마을회관에서 이렇게 밥을 주니까 참 좋아요. 농번기라 다들 바쁘지만, 이렇게 마을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도 있고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65세로 마을에서 ‘막내’ 축에 속한다는 송정남 씨도 “밥 따끈따끈하죠, 국물 따뜻하죠, 반찬 맛있죠, 정말 좋아요”라며 “일하고 씻고 식사 챙기려면 빠듯한데 시간이 매우 절약되죠”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27일 용현면 신송마을의 ‘공동급식’ 모습. 대부분 일흔이 넘는 나이의 마을 농민들에게 농번기 따뜻한 점심 한 끼는 시간과 일손을 아끼는 데에 큰 도움이다.
지난 10월 27일 용현면 신송마을의 ‘공동급식’ 모습. 대부분 일흔이 넘는 나이의 마을 농민들에게 농번기 따뜻한 점심 한 끼는 시간과 일손을 아끼는 데에 큰 도움이다.

신송마을은 이처럼 농번기 마을 공동급식을 10여 년 동안 해 왔다. 사천시의 ‘농번기 마을 공동급식’ 사업의 지원을 받은 것이 시작이었다. 이 사업은 농번기에 가사와 영농을 함께 하는 여성농업인의 이중 부담을 덜어주려 마을에서 공동으로 식사를 준비해 마을 공공장소에서 함께 나눠 먹는 것으로, 도비와 시비를 들인 예산을 마을에 지원한다.

사천에는 신송마을을 포함해 총 18개 마을이 공동급식 사업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고 시는 올해 총 4000여만 원(도비 1200여만 원, 시비 2800여만 원)을 들여, 선정된 마을마다 225만 원을 지원했다. 

김성숙 신송마을 사무장은 “지원금이 늘 모자라기 때문에 마을 주민이 직접 지은 농산물을 식자재로 기부해서 반찬을 마련한다”고 말했다. 이기영 용현면장은 “공동급식이 농민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데 이에 대한 지원금이 확대되면 좋겠다”고 바람을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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