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부모교육 강사·상담사 유승희 씨…‘전화 상담원’으로 마음 들여다보는 일 시작
인생의 좌우명은 ‘사람에 대한 사랑’, 실천과 나눔으로 ‘사랑’ 이루며 살고파

※ '사천여성회가 만난 사천·사천사람' 코너는 사천여성회 글쓰기 모임에서 채우는 글 공간입니다. 사천의 여러 동네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싣습니다. -편집자-

고성과 삼천포를 오가며 이웃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함께 해법을 찾아가는 ‘어른 상담사’ 유승희 씨.
고성과 삼천포를 오가며 이웃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함께 해법을 찾아가는 ‘어른 상담사’ 유승희 씨.

우리는 어떤 사람들과 함께 공동체를 이루면서 살아가고 있을까? 내 주변에는 어떤 이웃들이 살고 있을까? 늘 웃는 사람, 따뜻한 사람,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 유승희 씨를 소개하려 한다.

10년 전 정년퇴직한 남편과 함께 귀촌한 그녀는 오랫동안 ‘PET 부모교육’ 강사와 상담사로 활동해왔다. 고성에 살지만 가까운 거리의 삼천포에서 주로 사람들을 만난다. 지금도 많은 사람이 그녀를 찾아오거나 때로는 되레 그녀가 찾아가서 고민을 들어주고 갈등을 조정해주기도 한다.

상담을 청하면 “그래 내가 한번 만나보지”라며 수월하게 받아주는 아량 때문에 주변에 육아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제일 먼저 유 씨가 떠오르는 이유다. 젊은 활동가들의 선배이자 멘토, 유승희 씨를 만났다.

‘함께 만드는 협동조합 언니네’ 카페에서 부모교육 강좌를 진행하는 유 씨 모습.
‘함께 만드는 협동조합 언니네’ 카페에서 부모교육 강좌를 진행하는 유 씨 모습.

선생님은 언제부터 ‘잘 웃는 사람’이 되었어요?(웃음)
“우울한 감정이 들 때 잘 생각해보면 과거의 감정인 경우가 많았어요. ‘습관처럼 우울해 할 것이 아니라 감정을 알아차리고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마음 정리를 하다 보니, 이렇게 잘 웃는 사람이 되었어요.”

요즘은 주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요?
“부모교육(PET), 성격유형검사(MBTI)를 통해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을 마음 편하게 해주는 일을 하고 있어요. 서로의 성격 차이로 다툼이 있거나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교통정리 해주는 일이죠. 자신의 잣대로 상대방을 보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고 상대방에게 그 행동을 요구하게 되거든요. 하지만 듣는 상대방은 난처하고 괴롭죠. 사실 알고 보면 이 사람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예요. 내가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그런 일들이 자연스럽게 생겨나니 제 생활이 곧 활동인 셈이죠.”

언제부터 심리상담 활동을 하시게 된 거예요?
“30대까지는 부모가 원하는 삶, 사회가 원하는 삶을 갈등 없이 성실하게 살았어요. 그러다가 결혼하고 남편 따라 마산으로 와서 아이 키우면서 우울증이 온 거죠. 삶에 대한 회의가 오고, ‘지금까지 뭐 하고 살았지? 나에게 행복이란 무엇이지?’란 의문이 막 올라오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러다가 ‘마산 사랑의 전화’에서 내건 ‘전화 상담원 모집’ 현수막을 본 거예요. 그 일을 시작으로 경남여성회 활동도 하면서 사회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죠. 사회와 소통한다는 것, 나보다 힘든 사람들을 돕는다는 것이 보람 있고 재미있었어요.”

유 씨는 삼천포 육아 소모임에서 육아 상담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유 씨는 삼천포 육아 소모임에서 육아 상담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선생님은 어떤 삶을 살아가고자 하셨어요? 삶에 대한 가치관 인생관이 궁금합니다.
“내 관심 분야는 늘 사람이었고 그 사람의 인생이었어요.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자신의 참다운 행복을 찾아가는 것을 보는 것이 큰 보람이었어요. 그래서 내 인생의 좌우명이 ‘사람에 대한 사랑’이고, 그 사랑에 대한 실천이 평등과 나눔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내면의 성장을 위해서도 오랜 공부를 했는데, 지금은 ‘참 나’를 찾으며 편안하고 행복해요. 어떤 평온함에 도달한 느낌이에요.”

인생 선배로서 우리 사회나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뭐하나 꽂히면 전 국민이 다 같이 하는 것이 너무 싫어요. 천편일률적이고 유행도 똑같아요. 문화가 없어지는 것 같아요. 덩달아 그 사람만의 개성, 생각과 가치관이 사라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나에게 진정한 즐거움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했으면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잘 알아야겠지요. 그리고 가정과 직장에서 내가 만든 이미지(허상)의 진실을 보기 위한 객관적인 통찰, 나에게 직접 부딪히지 않으면 모르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아는 것이 필요하지요. 이런 것들을 끊임없이 탐구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인터뷰 내도록 마치 인생 상담을 받는 듯했다. 우리 가까이에 어른다운 어른이 함께한다는 게 참으로 감사하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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