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도시 식물 탐험대

『도시 식물 탐험대』손연주 외 지음 / 주니어RHK / 2022
『도시 식물 탐험대』손연주 외 지음 / 주니어RHK / 2022

[뉴스사천=김혜진 삼천포도서관 사서] 매일같이 집, 학교, 학원을 오고 갈 때 혹시 땅바닥을 바라본 적 있는 사람? 대개 도시는 사람만의 공간이라고 생각하지만 조금만 고개를 숙이면 작은 생명이 제법 곁에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밟혀도, 흙이 부족해도, 매연을 뿜어대도 꿋꿋하게 자라는 풀들. 그저 잡초라고 불리는 존재를 제대로 불러주고 싶다면 도시 식물 탐험에 껴보자. 

지금 등굣길 도로 옆 화단이나 가로수 밑에 살랑거리는 식물은 강아지풀이다. 빛이 강하고 더워도 잘 자라서 늦여름까지도 생생하다. 이름과 달리 고양이에게 인기가 많고,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에는 곡식 대신 먹기도 했다. 그 옆으로 함께 자라고 있는 삐죽하게 키가 큰 식물은 바랭이, 명아주, 망초 중 하나다. 운동장에서 행운의 네 잎을 찾는다고 뒤적였던 토끼풀은 도시 식물 중 가장 늦게 10월까지 볼 수 있다.

친구와 노는 미끄럼틀 주변에 옹기종기 모인 샛노란 꽃 무리는 괭이밥이다. 괭이(고양이)가 배탈 나면 먹는다고 해서 붙은 이름인데, 주머니에 동전이 있다면 대고 문질러 보자. 괭이밥에 있는 옥살산 성분이 녹을 제거해줘서 반짝반짝 광택이 나는 신기한 광경을 볼 수 있다. 보라색 아몬드 빼빼로가 우뚝 선 것처럼 보이는 맥문동, 새까만 열매를 달고 있는 까마중, 그늘에 무리 진 닭의장풀도 이달에 만날 수 있는 식물들이다.

도감인 듯 아닌 듯 술술 읽히는 책은 ‘왜 도감은 재미가 없을까?’ 고민하던 저자 3인의 결과물이다. 한번 볼까 말까 한 희귀종이 아닌, 바로 옆에 살고 있었던 풀꽃들을 생생하게 담아 완독 가능한 식물도감을 완성했다. 생태 정보 외 신기한 사실, 위험한 사실, 건강한 사실, 맛있는 사실을 추가해 아이들의 눈높이도 맞췄다. 거기다 자연을 그대로 옮겨 담은 생생한 그림은 저도 모르게 도시 식물 탐험대 일원이 된 양 착각하게 만든다.

이름을 불러주면 흔한 풀은 길동무가 된다. 척박한 환경에서 작디작은 것들의 살아남기 위한 애씀도, 시시각각 변하는 계절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음도 그제야 보인다. 들여다보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사랑할 수밖에 없는 도시 식물들. 애기똥풀아, 너 거기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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