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축동면 이장단, KF-21 소음 피해 관련 간담회 열어

KAI “새벽·주말·밤 비행은 최소화…보상대책은 정부지침 나와야”
이장·주민 “책임성 있는 사람 나와라…시민 전체 설명회 열어라”

한국형 전투기 보라매(KF-21)의 시험비행을 앞두고, 소음 피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항공우주산업(주)(KAI)이 사천시 축동면이장단과 소음 피해 관련 간담회를 가졌다.
한국형 전투기 보라매(KF-21)의 시험비행을 앞두고, 소음 피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항공우주산업(주)(KAI)이 사천시 축동면이장단과 소음 피해 관련 간담회를 가졌다.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한국형 전투기 보라매(KF-21)의 시험비행을 앞두고, 소음 피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항공우주산업(주)(KAI)이 사천시 축동면이장단과 소음 피해 관련 간담회를 7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장단과 주민들은 전 사천시민 대상 소음피해 대책 설명회 개최, 소음피해 관련 민관군 협의체 구성과 대표자 참석 등을 촉구했다. 피해보상과 관련 구체적인 해법 마련 촉구 목소리도 이어졌다.

당초 KAI와 공군 제3훈련비행단이 함께 하는 간담회는 7월 7일 오전 11시께 축동면행정복지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지역언론이 취재에 들어가자 공군은 보안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결국 간담회는 예정 시각보다 30여 분 정도 늦은 11시 35분께 시작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축동면 이장단, 김미정 축동면장, 권순옥 사천시 환경보호과장, 박영근 KAI 총무부장, KF-21 시험 비행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날 KAI 총무팀은 KF-21의 시범비행 관련 추진사항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KAI는 2022년 7월부터 격납고와 활주로를 오가는 KF-21 주행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본격적인 시험비행은 7월 말 실시할 예정이다. KAI가 계획한 시제기 6대의 시험비행은 향후 4년간 2200여 회 정도로, 시험비행 첫해인 올해는 100회 정도 비행을 예고했다. KAI는 시험비행 초기에는 하루 1~2회 정도 이착륙하고, 개발 과정에 따라 횟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알렸다.

KAI는 소음피해 대책과 관련해서는 야간, 새벽, 주말에는 시험비행을 최소화하고, 되도록 인구 밀집 지역을 회피해서 기동할 것이라고 양해를 구했다.

KAI는 “KF-21이 이륙하면 사천 상공 보다는 남해 상공으로 나가 시험비행을 할 예정으로, 사전 비행 일정 문자 통보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행 전날 사전 예고 문자와 당일 이착륙 직전에 문자 통보를 보낸다는 계획도 밝혔다. KAI는 KF-21 실기동 이후 소음 피해 설명자료를 배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AI는 정확한 소음피해 정도와 관련해, 아직 비행기를 운용하지 않아 모른다고 말을 아꼈다.

사천에 본사를 둔 한국항공우주산업(주)(이하 KAI)이 체계개발 중인 한국형 전투기 보라매(KF-21)가 주행 시험에 착수했다. KF-21은 7월 하순께 비행시험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이동 중인 KF-21.
사천에 본사를 둔 한국항공우주산업(주)(이하 KAI)이 체계개발 중인 한국형 전투기 보라매(KF-21)가 주행 시험에 착수했다. KF-21은 7월 하순께 비행시험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이동 중인 KF-21.

KAI 측의 설명이 끝나자, 축동면 이장단의 질의·질타가 이어졌다.

정영필 신기마을 이장은 “KAI가 추정한 85웨클은 데시벨로 환산하면 100데시벨 이상의 소음”이라며 “주민들에게 소음 피해를 어떻게 보상할 것이냐”고 따졌다.

이와 관련해 KAI는 “아직 회사에서 보상 계획을 세운 것 없다”며 “비행 후 자료가 나오면 정부와 이야기를 해서 군 소음보상법에 따라 보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부·방사업청과 협의 중으로, 정부에서 지침이 나와야 한다”고 답했다.

유동연 축동면이장협회의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KF-21을 보러 KAI를 방문했을 때 KF-16보다 KF-21 소음이 더 크다는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이 비행기 소음은 100웨클이 넘을 것 같다”며 “오늘같이 간단하게 설명하고 갈 자리가 아니라, 주민들의 요구와 질의에 제대로 답변을 할 수 있는 책임 있는 분이 와서 주민과 대화하고, 대책을 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계속 정부 지침만 이야기할 것 아니라 KAI와 공군에서 주민들에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을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충기 가산마을 이장은 “KAI가 생산하고 공군이 운용할 차세대 주력 전투기”라며 “민관군이 같이 공신력 있는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근 축동초등학교 운영위원회 관계자는 “애들의 학습권도 중요한데, 전혀 학교와 교육기관에는 소음 피해 관련 내용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오늘 이 자리도 뒤늦게 알았다”며 “학교에도 공문을 발송하고 의견을 듣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남면민 유두길 씨는 “여전히 KAI는 특정 비행기 소음에 빗대어 정확한 답변을 회피하려 한다”며 “이미 국방 관련 유튜버들이 KAI 내부와 KF-21 엔진 성능 등을 찍어 올리고 있다. 시민들에게는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 4개 읍면 이장단 초청행사를 가졌는데, 언론에는 소음대책 일환으로 나오고 있다. 사천시민 전체 설명회는 대체 언제 할 것인가”라고 따졌다.

이에 KAI 총무팀 박영근 부장은 “추후에 사천시민 대상 설명회를 사천시와 협의하겠다. 적절한 시기와 인원은 협의해서 추진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그는 “비행 소음 문제는 KF-21이 아직 뜨지도 않아서, F/A-18 슈퍼호넷 기종과 비슷하기에 80중반 웨클이라고 예상했다. 아직 정확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동식 사천시장은 취임 전 당선인 신분으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사천시는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자 KAI와 발주자 국방부에 법적 제도개선을 협의하고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며 “KF-21 시험비행이 시작되면 상황에 따라 소음피해 현황을 파악해 적절한 대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KAI와 실무협의를 진행하겠다. 특히 제도적 개선이 되지 않으면 KAI와 피해보상 협의를 하고 청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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