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틴틴팅클!

『틴틴팅클!』난 글그림 / 중앙북스 / 2021
『틴틴팅클!』난 글그림 / 중앙북스 / 2021

[뉴스사천=우민재 삼천포도서관 사서] “너네 누가 싸우래? 서로 안고 사과해!”

쭈뼛쭈뼛 한 마리 고양이가 ‘미아내(미안해)’라고 사과하자 다른 고양이가 대답한다. ‘안(작은 소리로) 미안해’ 왠지 어딘가 익숙한 광경이지 않은가?

귀엽고 엉뚱한 고양이 캐릭터들의 일상을 담은 ‘틴틴팅클!’은 2020년부터 인스타그램에서 연재하던 만화들을 엄선하여 엮은 책이다. 부끄럼이 많지만 성실한 틴틴이, 누구보다 노는 것과 먹는 것을 좋아하는 팅클이, 그리고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고양이 친구들의 일상 이야기가 펼쳐진다.

MZ세대(90년대생) 작가 특유의 세심한 관찰력으로 엿보는 일상과 친구들의 행동들은 마치 잊고 있던 앨범을 펼쳐본 것처럼 반갑다. 하굣길에 먹었던 컵 떡볶이, 괜히 부끄러워 딴청 피우며 친척 어른께 받은 용돈, 학교에 잘 다녀오라고 손 흔들어 주는 부모님, 뭐가 중요하다고 그렇게 부끄러워했던 신체검사 등 나도 어느새 잊고 있었던 순수했던 시절이 떠올라 마치 내 머릿속을 들여다본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초등학생 정도로 어린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밝고 가볍게 느껴지지만, 이런 분위기와 달리 친구들 각자는 조금씩 슬픈 사연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주인공 틴틴이는 이혼 가정의 자녀이며, 팅클이는 맞벌이 가정의 자녀로 부모의 사랑에 목마르고, 미니는 어린 나이에 장녀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동생을 돌보고 있으며, 그리고 콩물이는 조손 가정에서 지내고 있다. 각자의 힘듦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너무 슬프지 않게 티 없이 밝고 순수한 모습과 잘 버무렸다.

이미 눈치챈 사람들도 있겠지만 등장하는 고양이들의 이름은 전부 과자에서 이름을 따왔으며, 고양이의 습성을 알고 있다면 주인공들의 행동에 공감하며 120%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최근 힘든 일들이 많아서 마음이 다쳤는가? 아무것도 하기 싫고 의욕이 잘 나지 않는가? 여러 가지 힘든 생활에 지쳤는가? 그렇다면 여기 순수했던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귀염뽀짝한 친구들이 나오는 이 책을 펼쳐보는 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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