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들에 진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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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들에 진달래
  • 정삼조 시인
  • 승인 2022.04.06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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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삼조 시인.
정삼조 시인.

[뉴스사천=정삼조 시인] 목련꽃 넉넉한 그늘이 힘을 잃는가 싶더니 벚꽃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가로수로 벚꽃이 심어진 곳에서는 일 년에 한 번 맞는 꽃 잔치가 벌어졌다. 덩달아 추위도 가시니 이제 참말 봄이 아닌가 싶다.

이 봄날에 봄꽃을 생각해 보니 문득 잊고 있던 진달래가 생각난다. 등산을 자주 다니는 사람들이야 산에 들에 핀 진달래를 보기 쉬워도 아스팔트 길가 보도(步道)를 주로 걷는 사람들은 진달래 구경하기가 만만치 않아졌다. 사실 우리 옛날 불렀던 동요나 가곡에는 주로 진달래꽃이 등장했다. 「고향의 봄」에도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가 나오고 가곡 「봄이 오면」에도 ‘진달래’가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들 노래의 작시한 분과 작곡자들이 다 일제 말에 변절하여 그전의 공적에도 불구하고 친일 혐의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옛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이중 가곡 「봄이 오면」의 가사를 소개한다. 김동환 작시로 모두 3절로 되었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건너마을 젊은 처자 꽃 따러 오거든
꽃만 말고 이 마음도 함께 따가주

봄이 오면 하늘 위에 종달새 우네
종달새 우는 곳에 내 마음도 울어
나물 캐는 아가씨야 저 소리 듣거든
새만 말고 이 소리도 함께 들어주

나는야 봄이 오면 그대 그리워
종달새 되어서 말 붙인다오
나는야 봄이 오면 그대 그리워
진달래꽃 되어서 웃어 본다오”

소월(素月) 김정식 시인의 대표작도 시 「진달래꽃」이다. ‘님께서 만약 나를 떠나신다면, 진달래꽃을 아름 따다 그 앞길에 뿌려드리겠다’는 ‘님’에 대한 변치 않는 사랑을 노래한 시다. 

이 진달래꽃과 연관된 새로는 두견새 또는 접동새라고도 하는 새가 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애처롭게 우는 이 새의 울음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하도 억울한 일을 당하고 죽은 사람이 이 새가 되어, 그 설움을 잊지 못하고 피를 토하고 울므로 진달래꽃이 그 피가 물들어 붉게 되었다고 하는 것이다. 소월 시인의 시 「접동새」는 의붓어미의 모함에 의해 억울하게 죽어 접동새가 된 누나가 아홉 남동생을 걱정하며 밤새 운다는 접동새 설화를 소재로 한 시이다. 일제강점기라는 엄혹한 시대를 억울하게 살아가던 겨레의 아픈 정서를 떠올려 생각하면서 읽어볼 가치가 충분한 시다. 시 「접동새」 전문(全文)을 소개한다.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나라
먼 뒤쪽의
진두강 가람 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누나라고 불러보랴
오오 불설워
시새움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습니다

아홉이나 남아 되던 오랩동생을
죽어서도 못 잊어 차마 못 잊어
야삼경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 산 저 산 옮아가며 슬피 웁니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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