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와 빛살무늬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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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와 빛살무늬의 삶
  • 송창섭 시인
  • 승인 2022.01.19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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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섭 시인.
송창섭 시인.

[뉴스사천=송창섭 시인] 인간과 더불어 동물이나 식물 등 생명체들은 한결같이 먹이 활동을 해야 삽니다. 먹이의 형태는 기호와 취향에 따라, 처한 환경에 따라 달라집니다. 배가 고프면 육신은 고통에 시달립니다. 허기를 면하는 방법을 찾아야 생명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박지원의 소설 『허생전』에서 허생이 칠 년 동안 책만 읽다가 아내로부터 심한 구박을 받는 대화도 다 끼니를 해결하지 못한 문제에서 비롯합니다.

책 읽기의 즐거움과 효용 가치는 그 필요성을 인지하고 공감하는 자발적인 행위에서 빛을 발합니다. 유년 시절 독서 지도라는 명분 아래 억지로 책 읽기와 독후감 쓰기에 시달려 왔다면, 강요가 낳은 독서 강박 증후군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어른들은 무슨 근거와 목적으로 아이들의 책 읽기를 감시하고 통제했을까요. 억압이 아닌 대화와 소통으로 근사하고 멋진 공감대를 형성했더라면 아이들은 책을 두고 오래도록 훌륭한 벗으로 기억했을 것입니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책 속에서 다양한 인물을 만나고 인물 간의 새로운 관계 형성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등장인물들은 번민을 겪고 낯선 세계를 경험하며 외로움과 상처를 치유합니다. 인물들의 언행이 보여주는 힘은 실의에 빠진 이들에게 잠재 능력을 일깨워 희망의 길로 나아가게 합니다. 작가가 얽어 놓은 길은 누구에게나 공정한 의미와 기회를 제공합니다. 선택은 독자의 순수한 몫입니다. 어떻게 머리로 받아들이고 어떻게 발로 움직이느냐 하는 수용 태도는 인생에 매우 중요한 방향타 역할을 합니다.

그녀는 하얀 치마를 펄럭인 금발의 미녀입니다. 매혹적인 몸매에 뇌쇄적(惱殺的)인 이목구비를 갖췄습니다. 섹스 심벌이라 부르게 된 으뜸 까닭입니다. 사람들은 그녀를 가리켜 지능이 부족해 보이면서 멍한 표정이 빚은 아름다움을 갖추었다 하여 백치미(白痴美)의 여인이라고도 평했습니다. 이는 그녀의 한 단면만을 투시한 것으로 안타깝게도 그녀의 내적영역을 왜곡하는 오류를 낳습니다.

나는 그녀의 사진에서 매우 흥미롭고 놀라운 사실을 발견합니다. 예상치 못한 장면과의 조우는 그녀에 대한 고정적 선입관을 단번에 갈아엎습니다. 그녀가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진지하게 책을 읽는 모습은 강한 인상을 심어 줍니다. 헨릭 입센의 『국민의 적』, 월트 휘트먼의 『풀잎』,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비롯해, ‘의식의 흐름과 현란한 언어유희’로 난해한 수수께끼를 던져 즐거움을 추구하려 했다는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마저 섭렵합니다. 문학뿐만 아니라 교양 전문, 심리학, 사회주의 서적까지 폭넓은 독서력을 보여준 그녀. 연기는 물론 자신의 삶을 한층 숙성시키는 자양분으로 독서를 활용하고 있음에 감동의 진국이 우러납니다.

그녀는 수불석권(手不釋卷)함으로써 자신의 삶에 빛살무늬를 정갈하게 새깁니다. 그녀의 이름은 노마 진 모텐슨, 예명은 마릴린 먼로. 그녀가 말합니다. “내가 아닌 모습으로 사랑받는 것보다 내 본연의 모습으로 미움받는 것이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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