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사천의 마을 숲 ⑨

코로나19로 새삼 깨닫는 것이 숲의 소중함이다. 특히나 마을 숲은 역사가 깊으면서도 늘 사람들 곁에 있어서 삶의 희로애락이 짙게 밴 곳이다. 숲 해설가와 함께 사천의 마을 숲과 그 속에 숨은 이야기를 찾아 나선다.    - 편집자-

임내숲은 남양동 송포천 옆에 있는 숲이다. 굴참나무, 편백나무, 느티나무, 소나무, 은행나무 등 여러 종류의 나무가 어우러진 이 숲은 마을 사람들의 쉼터이자 소통의 장이다.
임내숲은 남양동 송포천 옆에 있는 숲이다. 굴참나무, 편백나무, 느티나무, 소나무, 은행나무 등 여러 종류의 나무가 어우러진 이 숲은 마을 사람들의 쉼터이자 소통의 장이다.

[뉴스사천=박남희 시민기자/숲 해설가] 임내숲은 남양동 송포천 옆에 있는 숲이다. 숲의 면적은 6,600㎡ 정도이다. 오래 전에 마을 주민이 땅을 기증한 뒤 다양한 종류의 나무를 심어 가꾸어 왔다고 하는데, 대략 100년 전쯤이라 한다.

굴참나무, 편백나무, 느티나무, 소나무, 은행나무 등 여러 종류의 나무가 어우러진 이 숲은 임내마을의 공동 자산인 셈이다. 숲으로 가는 길에 맑은 송포천이 흐른다. 내를 건너면 바로 숲이다. 고개를 들면 멀리 와룡산이 보인다.

숲의 나무들은 하늘로 쭉쭉 뻗어있고 잎이 무성하다. 침엽수와 활엽수가 섞여 있어 사계절 푸르름을 볼 수 있고, 굴참나무가 떨군 잎과 도토리가 풍성하여 가을을 즐기기에도 충분하다.

숲의 소나무는 수령이 오래되어 솔잎의 향기가 강하다. 마치 한 마리의 용이 몸을 비틀며 하늘로 승천하는 듯한 소나무 가지의 모습은 신비롭다. 거친 소나무 두 줄기가 서로 감싸고 위로 뻗은 모습도 있고, 중심 줄기에서 가는 줄기가 양옆으로 뻗어 나와 다시 위로 솟구치는 삼지창(三枝槍) 모양의 소나무도 있다.

햇볕을 좋아하는 대표적인 양수(陽樹)인 소나무가 그늘진 곳에서도 키 자람을 멈추지 않는 다른 활엽수와 긴 세월 얼마나 치열한 경쟁을 벌였을지 짐작 된다. 위를 향해 잘 자라다가도 햇볕을 가리는 다른 나무를 피해 가지를 옆으로 뻗다 보니 용트림과 삼지창의 모습의 소나무가 되었지 싶다.

숲의 나무들은 하늘로 쭉쭉 뻗어 있고 잎이 무성하다. 침엽수와 활엽수가 섞여 있어 사계절 푸르다.
숲의 나무들은 하늘로 쭉쭉 뻗어 있고 잎이 무성하다. 침엽수와 활엽수가 섞여 있어 사계절 푸르다.

숲에는 소나무 외에도 ‘피톤치드’를 발산하여 사람들에게 싱그러운 기운을 전하는 편백나무와 노란 단풍잎을 떨궈주는 은행나무도 있다. 임내숲은 우리나라 대표 선수 격인 나무들이 서로 조화롭게 어우러진 숲이라 하겠다. 산림청 발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소나무가 숲의 중심을 잡아주고, 칙칙할 수 있는 숲을 노란빛으로 환하게 밝혀주는 은행나무가 옆을 지키고 있다.

은행나무는 공룡이 살았던 시대에도 있었다 하여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린다. 도토리를 매단 굴참나무는 가을에 아이들과 할머니들을 숲으로 불러들인다. 도토리 줍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숲에는 틔는 나무도 없고, 크게 소외당하는 나무도 없다. 큰 나무 아래에 최근 심은 키 작은 종류의 나무까지 더해져 숲을 더욱 숲답게 하고 있다. 

숲 바로 옆에는 넓은 잔디 마당이 있다. 이곳에서 마을의 크고 작은 행사가 펼쳐진다. 해마다 5월이면 마을 어른들을 위한 경로잔치가 열리고, 10월이면 남양 열린한마당 축제와 남양 열두거리제가 열린다.

이곳은 한때 국가무형문화재 제11-1호로 지정된 ‘진주·삼천포 12차 농악’의 전수관이 있던 곳이다. 진주·삼천포 12차 농악은 경남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전승되어온 대표적인 가락이다. 12차 농악 전수관이 2016년 용현면 선진리로 옮겨가면서 지금은 농악소리가 많이 줄었다. 그러나 12차 농악 전수학교인 남양초등학교 학생들이 가끔 찾아와 풍물 연습을 하곤 한다. 

하늘에서 바라 본 임내숲의 모습.
하늘에서 바라 본 임내숲의 모습.

숲에는 운동시설과 어린이 놀이터, 넓은 공터와 무대공연장 등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기 쉬운 곳이다. 특히, 차량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어린아이들도 걷기에 무난한 곳이라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즐겨 찾는다. 임내숲은 마을숲의 기능을 온전히 해내고 있다. 앞으로도 이 숲이 마을 사람들의 쉼터와 소통의 장으로 오래도록 남아 있기를 기대한다.

※이 글은 사천시 녹지공원과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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