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치매니까 잘 부탁합니다

『치매니까 잘 부탁합니다』노부토모 나오코 저/ 시공사  / 2021
『치매니까 잘 부탁합니다』노부토모 나오코 저/ 시공사  / 2021

[뉴스사천=권해드니 삼천포도서관 사서] 노인 인구의 열 명 중 한 명은 치매환자라는 지금, 치매 진단을 받은 80대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를 간호하는 90대 아버지의 일상을 담담하게 기록한 책이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책의 저자는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일하며 일 년에 한두 번 부모님 댁에 내려갈 때마다 가족의 일상을 찍는 평범한 삶을 보내던 중 갑작스레 어머니가 치매 진단을 받았다는 고백을 듣게 됩니다. 그러나 일을 그만두고 귀향하려는 딸을 만류하며 부모님은 둘만의 생활을 지속하겠다는 결정을 내립니다.

가족 중에 치매환자가 있다는 불안.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병도 하기 어려운 먼 거리의 노부모. 그러나 의외로 아버지도 집안일을 척척 해내고 평화롭습니다. 그러던 중 어머니가 아무렇지도 않은 척 “내가 이상해져서 안 찍니?”라고 묻는 질문에 저자는 다시 홈비디오 촬영을 재개합니다.

치매 전후로 당사자와 가족이 겪게 되는 삶의 변화를 담담하게 기록한 이 영상은 우연한 계기로 TV에 방영되고, 이후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되어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이 책은 영화에 다 담지 못한 에피소드들과 카메라 너머로 촬영한 딸의 고백을 더했습니다.

우리 사회는 치매에 걸린 주변인을 치매환자라는 분류로만 평가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그 사람의 삶 중 극히 일부분이 치매환자일 뿐이라는 걸 잊고 있지는 않은가요?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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