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삼조 시인.
정삼조 시인.

[뉴스사천=정삼조 시인] 올해 박재삼문학상 수상자로 이병률 시인이 선정되었다. 작년도에 발간된 시집 중 박재삼문학상의 취지인 한국문학 및 박재삼문학정신의 계승 발전을 가장 잘 구현한 시집을 한 권 뽑아 그 시집의 필자인 시인을 수상자로 선정하는데, 이번 선정된 시집은 출판사 ‘문학동네’에서 간행한 시집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였다.

박재삼문학상의 심사는 예심과 본심으로 나누어 진행한다. 예심은 위원 3명이 각기 대상 시집 15권을 추천한 후 이 시집들을 대상으로 다시 논의하여 본심 대상 시집 10권을 선정하고, 본심은 심사위원 2명이 합의하여 대상 시집 열 권 중 한 권의 시집을 가려 수상 시인을 선정하는 방식을 택한다. 이 사업을 위한 제반 업무는 ‘박재삼문학상운영위원회’에서 맡아 수행한다. 각 심사의 논의 장소는 박재삼문학관이다. 올해 문학상 시상식은 12월 10일 무렵 박재삼문학관 다목적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원래는 박재삼문학제가 정식으로 열려, 여러 행사가 함께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감염병으로 인해 올해는 박재삼문학상 행사만 시행되게 되었다. 내년에는 제반 행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재삼문학상은 올해까지 모두 8명의 수상자가 나왔는데 역대 수상자의 면면을 보면 이 문학상이 한국문학 발전의 흐름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해 왔다는 자부심을 가져볼만하다는 생각을 하게도 한다. 순서대로 이시영(2012년), 이상국(2013년), 이문재(2015년), 고영민(2016년), 이정록(2017년), 이홍섭(2018년), 박 준(2019년), 이병률(2021년) 시인들이다. 이외에도 박재삼문학상 받을 만한 시인들이 많을 줄로 안다. 그 시인들도 문학상의 횟수 따라 해마다 한 명씩 줄어들리라 생각하며, 또 기성시인들의 뒤를 이을 훌륭한 신진 시인들의 활약도 기대해 본다. 

올해 박재삼문학상 본심 심사위원 중 한 분인 이남호 고려대 명예교수는 심사평에서 이병률 시인의 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 평에 나온 시의 뒷 일부분도 함께 소개한다.

“‘눈물을 흘리면서 심장에 쌓인 눈을’ 녹이는 일은 이병률의 시집을 관통하는 태도이며, 이런 점에서도 이병률의 시는 박재삼의 시와 근친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의 가지가 낯선 곳으로, 기이한 새로움으로 뻗어 나가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튼튼한 뿌리가 버텨주지 못한다면 다 부질없는 짓이 된다. 박재삼 선생의 시는 정통적인 시적 사유와 언어를 지닌 우리 문학의 튼튼한 뿌리일 것이며, 이제 다시 그 튼튼한 뿌리의 일부가 되고자 하는 이병률의 시를 주목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사람들 모두는 오독오독 뭔가를 잘 먹는 고양이에게/ 눈길을 가져갔지만 나는 보았다// 그 해쓱한 소년이 조용히 사무치다가/ 그렁그렁 맺힌 눈물을 안으로 녹이는 것을// (중략) 그리고 그들을 제외한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면서 심장에 쌓인 눈을 녹이고//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면서/ 가슴에 등불을 켠다” - 시집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중 「눈물이 온다」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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