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사천] 어떻게 우리가 우연일 수 있겠어

『어떻게 우리가 우연일 수 있겠어』 지수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0
『어떻게 우리가 우연일 수 있겠어』 지수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0

[뉴스사천=우민재 삼천포도서관사서] 솔로인 분들에게 이 질문을 하면 확신 있게 대답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사랑을 하고 싶지만 아직 시작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참으로 난감한 질문일 수 없다. 적어도 누군가를 만나봐야 그런 고민을 시작할 텐데 그럴 사람이 없다. ‘내 운명의 짝은 태어나긴 했을까?’ 하는 정도에서 멈춰져 있다. 어쩌면 ‘예전에 헤어진 그 사람이 내 진짜 운명이 아니었을까?’ 하고 고민할 수도 있다.

대체 운명적인 사랑은 무엇이고 있기는 한 걸까?

『우리가 어떻게 우연일 수 있겠어』는 평범한 글쓴이에게 찾아온 사랑 이야기이다. 그녀는 남에게 기대지 않고 홀로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원했고, 운명적인 사랑이 뭔지 모르면서 운명적인 사랑을 바랐다. 그리고 만난 적도 없는 그 상대를 알아볼 수 있을까 걱정하는 주인공에게 사랑이 찾아온다. 

아마도 운명적인 사랑이란 나와 상대방이 모든 것이 잘 맞는 동화 속의 해피엔딩 같은 사랑은 아닐 것이다. 만나다 보면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좋아하지 않는 점들을 가지고 있을 수 있고, 상대방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때문에 나의 아픈 기억, 부끄럽고 못난 점을 공유하고 서로가 서로를 위해 노력하는 관계, 그리고 드라마나 영화같이 화려하지 않아도 매일 마시는 커피처럼 따뜻하고 잔잔한 사랑이 아닐까? 

앞에 했던 질문을 나에게 돌려서 해보았다. 

‘나는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가?’

솔직하게 말하자면 확실하게 대답을 못하겠다. 하지만 책에 있는 글을 인용해서 답하자면 나의 대답은 이렇다. 

“나는 운명을 믿어. 모든 게 이미 정해져 있다는 건 아니야. 단지 중요한 순간에 사건은 언제나 속수무책으로 일어난다고 믿을 뿐이야. 그리고 내 눈앞에 네가 있는데, 이 모든 게 어떻게 우연일 수 있겠어.”

만나질 사람은 언제고 만나게 되리라는 그 속수무책의 마법을 나 역시 믿어보기로 했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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