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사천=최진정 사천중학교 교사] 코로나에서 벗어나는 좋은 시절이 언제나 올까. 가슴을 저미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축년 팔월 한가위 보름달은 둥그런 얼굴로 소원을 받아 주고, 들판에는 누런 곡식이 넘실대며 익어가고 있습니다. 한가위에 다들 화목하고 평온하게 잘 보내셨는지요?

교육부가 ‘9월부터 학생들 전면 등교’ 결정을 한 덕에 지금 학교에선 교사와 학생들이 서로 얼굴을 보며 웃고 떠들며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공자님께서도 ‘논어 학이편’ 제1장에서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벗이 있어 먼 곳에서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고 하셨지요. 아이들도 친구들과 서로 몸과 마음을 부대끼며 배우는 것이 최고의 교육환경이라는 것을 요즘 절실하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온라인 수업 증가로 게임 중독에 빠진 학생,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 온라인 서핑에 몰두하는 학생, 낮밤이 바뀌어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학생, 심지어는 인터넷으로 도박을 하는 학생까지 더러 있습니다. 그 결과 기초학력에 못 미치는 학생들이 늘어난다고 교육 현장도 노심초사하고 있지요. 학부모님들께서는 자녀를 학원에 보낸 것에 그치지 마시고, 담임 선생님과 상담하며 학습 태도와 학교생활을 수시로 점검하기 바랍니다. 학교에서도 기초학력 향상을 위해 튜터(개인지도), 누리과정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것과 아이들이 서로 놀이를 통하여 배우는 것,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교육과정을 충실하게 학습하여 재능을 발휘하는 아이는 그 길로 진로를 정하면 될 것이고, 친구들과 노는 일이 즐겁고 몸으로 하는 활동에 재능을 보이는 아이는 또 그런 재능을 길러서 살아갈 수도 있는 일입니다. 아이들에게는 보름달같이 둥글둥글하게 서로가 잘하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서로 인정하고 도와가며 생활하는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길러주는 것이 더욱더 중요합니다. (지도와 교육의 가장 큰 차이는, 지도는 일방적으로 시키는 것이고 교육은 함께 하는 것입니다.)

요즘과 같은 가을 저녁에는 밤새도록 귀뚜라미가 시끄럽게 울어댑니다. 앞으로 다가올 계절을 대비하는 몸짓인 줄 압니다. 우리 아이들과 손을 잡고 가을 저녁 공원을 함께 걸으며 인생을 이야기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맑은 가을 밤하늘의 별자리를 보며 부모님과 자녀가 정담을 나누는 아름다운 추억을 한번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태양과 바람과 비와 함께하는 많은 시간이 여리디여린 싹을 아름드리 느티나무로 키웁니다. 수많은 사람에게 쉼터를 제공하지요. 부모님과 함께하는 시간과 마주 잡은 따뜻한 손과 들려주신 이야기가 아이들을 부모님의 친구이자 동반자로 성장하게 한다고 믿습니다. (자녀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길지가 않습니다. 자녀가 옆에 있는 시간에 좋은 추억도 만들고 행복한 시간도 갖기를 바랍니다.
 

내 자식을 키울 때/ 꼭 나를 닮은 행동을 하는 모습에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후회하며/ 쓰라림을 주는 그 모습에... ...
불같이 화를 내곤 했더랬습니다. 

요즘도/ 지 멋대로/ 하고 싶은대로/ 아픈 마음을 드러내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우리 엄마 할매는/ 언제나 예쁘다 예쁘다 하시며/ 지켜보셨습니다. 
언제쯤/ 내가 울 엄마 할매처럼  될 수 있을까요?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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