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먼지아이

『먼지아이』정유미 글 ·그림 / 컬쳐플랫폼  / 2014
『먼지아이』정유미 글 ·그림 / 컬쳐플랫폼 / 2014

[뉴스사천=조혜정 사천도서관 사서] 잠을 못 이루는 주인공 유진은 침대에 누워있다. 유진은 일어나 창문을 열고 멍하니 밖을 바라보다가 침대에 다가선다. 한 아이가 누워있다. 유진은 머리를 묶고 그동안 미뤄두었던 청소를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어김없이 발견되는 작은 아이, 침대 아래에도 화장대에도 컵에도 전선에도 화장실 하수구에도 집 안 구석구석에 아이가 있다. 침대 위에 이불을 덮고 있는 아이는 제목에서도 예상할 수 있듯이 먼지이다. 먼지 아이는 귀찮다는 듯 숨기도 하고, 화장대에서는 장난스럽게 숨기도 하지만 유진은 먼지를 찾아내어 쓰레기통에 버린다. 

유진은 청소 후 샤워하고 밥을 차린다. 계속될 것만 같았던 우울감이 어느 정도 해결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고 고민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유진은 라디오를 켜고 밥을 먹으며 생각에 잠겨있다. 마침 끓고 있는 냄비 때문에 번쩍 정신을 차리며 일어서는 순간 전등에 머리가 부딪치고, 먼지가 우수수 떨어진다. 밥 위에 떨어진 먼지, 그다음은 어떤 이야기로 전개될까?

아무리 닦아내도 또다시 쌓이는 먼지,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근심 속으로 다시 빠져들지도 모른다. 작가는 집이라는 공간을 물리적인 공간뿐만 아니라 내면의 공간으로도 생각했다고 한다. 이 책은 계속 쌓이는 먼지를 청소하는 행위가 살아가는 동안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 같은 행위가 아닐까 이야기하고 있다. 

그림책 곳곳에 숨어 있는 먼지의 색다른 시선, 독자들도 내 안의 먼지 아이를 발견한 하루가 되길 바란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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