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질유산연구소, ‘신종 새 발자국 화석’ 연구 내놔

“1억1천만 년 전에 물갈퀴 가진 새 등장…‘물에 적응’”
‘서승조새’는 진주교대 서승조 명예교수 업적 기리는 뜻
사천 화석산지에 학계 “국가지질공원으로도 충분해”

 

사천시 비토섬 물갈퀴 새 발자국 화석(사진=김경수 교수)
사천시 비토섬 물갈퀴 새 발자국 화석(사진=김경수 교수)

[뉴스사천=하병주 기자] ‘세계에서 물갈퀴가 있는 새 가운데 가장 오래된 새의 이름은 무엇?’ ‘그 새의 서식지는 어디?’

조금은 황당하게 들리는 이 질문의 답은 무엇일까. 조건을 ‘살았던 새’ 또는 ‘화석의 범위’로 넓히면 ‘서승조새’와 ‘사천시 서포면 비토리’가 정답이다.

진주교육대학교 부설 한국지질유산연구소의 김경수 소장(=과학교육과 교수)이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인 ‘백악기 연구(Cretaceous Research)’에 발표했다(온라인 공개는 2020년 6월 3일). 논문의 제목은 <한국 사천시 진주층에서 발견된 새 발자국(신종 이그노토오르니스 승조서아이)에 대한 최초 보고>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경상남도 사천시 서포면 비토섬 해안가에서 발견된 새의 발자국은 약 1억1천만 년 전에 생긴 것이다. 특히 이 발자국에는 물갈퀴가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두고 김 소장은 “비토섬의 물갈퀴 새 발자국 화석은, 중생대 쥬라기 후기에 시조새가 처음 출현한 이후로 새들이 진화를 거듭한 끝에 이 무렵에 이르러 물 또는 물가에 적응했음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금까지 알려진 물갈퀴 새 발자국 화석들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라며 그 의미를 새겼다. 

지금껏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9종의 새 발자국 화석들은 모두 약 1억 년에서 7천만 년 전에 살았던 새들의 발자국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번 비토섬 새 발자국 화석의 발견으로, 우리나라에서는 1억1천만 년 전부터 새들이 서식했음도 확인됐다. 

사천시 비토섬 물갈퀴 새 발자국 화석에는 ‘이크노토오르니스 승조서아이(Ignotornis seoungjoseoi)’라는 새로운 이름(신종)이 붙었다. ‘이그노토오르니스(Ignotornis)’는 물갈퀴가 있는 새 발자국에 처음으로 붙은 속명이며, ‘승조서아이(seoungjoseoi)’는 진주교대에서 오랫동안 화석을 연구한 서승조 명예교수를 기리는 뜻이 담겼다. 이름을 간단히 부르자면 ‘서승조새’가 되는 셈이다.

이 서승조새 발자국 화석은 진주교대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던 강승협(산청 덕산초 교사)씨가 2013년에 처음으로 발견했다. 2017년에는 캐나다, 미국의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이 화석을 연구하기도 했다. 이 화석은 현재 국립문화재연구소 천연기념물센터에 보관돼 있다.

한편, 사천시에선 유난히 화석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지난해엔 서포면 자혜리에서 두 발로 걷는 원시악어의 화석이 세계 최초로 발견돼 세계적인 눈길을 끈 바 있다. 이보다 앞서 사천시 바닷가와 섬을 중심으로 발견된 화석산지만 해도 68곳에 이른다. 올해 5월엔 ‘사천시 (서포면)선전리 나뭇가지 피복체 산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되기도 했다. 이에 관련 학계에서는 “사천시 일원을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하기에 충분하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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