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김영란의 헌법 이야기

『김영란의 헌법 이야기』김영란 저 / 신병근 그림 / 풀빛  / 2021
『김영란의 헌법 이야기』김영란 저 / 신병근 그림 / 풀빛 / 2021

[뉴스사천=최대현 사천도서관 사서] 멀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헌법이 사실 우리 손으로 이룬 것이라면?. 공포된 지 73주년을 맞이한 헌법은 우리의 삶 속에서 함께 성장하며 변화하고 있다.

헌법 개정에는 유독 ‘국민투표’라는 특별한 조건을 덧붙이고 있는데, 이는 헌법이 국가 체제의 기초가 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근본법이기에 함부로 바꿀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작가는 엄중한 개헌 논의 속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 스스로가 개헌에 관심을 가지고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라 말하며 헌법 제정에 영향을 미친 네 나라의 역사적 현장을 중계한다.

1215년 영국 러니미드 평원의 대헌장 승인, 수많은 희생을 동반한 프랑스혁명, 미국 독립선언, 현대 헌법의 기틀이 된 독일 바이마르 헌법 제정 전후 현장을 파노라마처럼 이어 우리나라 헌법 탄생과 변화의 장면으로 전환한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굴곡진 역사를 관람하는 동안 독자는 헌법에 담긴 가치와 민주주의 실현에 대한 시대적 열망을 통감하고, 헌법을 둘러싼 현재의 쟁점에 주목하게 된다. 

‘소수자의 대법관’으로 평가받았던 저자는 법조인의 시각에서 꼼꼼하게 엮은 헌법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전달하고 중립적으로 평가한다. 한편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경의’와 ‘정의’, ‘숙고’의 가치에 대해서는 무겁게 방점을 찍는다. 제시된 장면에 청소년들이 자신을 쉽게 이입할 수 있도록 시대적 배경에 연관된 소설이나 영화 작품을 추천하며 헌법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논의의 장에 참여하게 한다. 

헌법은 인간의 권리를 위한 투쟁의 역사이자 한 국가의 정체성이 담긴 산물이다. 헌법 제정의 시행착오를 통해 헌법을 이해하고 논의하는 것은 결국 더 나은 삶을 위한 대비라 할 만하다. 제헌절에 부쳐, 헌법 개정의 최종 결정권을 지닌 주권자로서 청소년이 더 나은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순간에 대비하기 위해 헌법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면 좋겠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