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여성회 주최 제9기 ‘엄마 학교’ 교육 참가기
‘포스트 코로나’, ‘비폭력 대화’, ‘기후 위기’ 등 주제 다양
영화 ‘아바타’의 실사 버전 같았던 바닷가 숲 기행도 감동

제9기 엄마학교 수업 모습
제9기 엄마학교 수업 모습

[뉴스사천=김선영 시민기자] 네이버 카페에 올라온 홍보 글을 보고 신청한 강연. 기대했던 대로 역시나 알찬 시간이었다. 이에 사천여성회가 마련한 제9기 엄마 학교 교육 참가기를 쓴다. 교육에 참여하지 못한 더 많은 엄마들에게 나의 깨달음과 감동을 나누고파서다. 엄마 학교 교육은 코로나19 탓에 대체로 온라인으로 진행됐고, 일부는 현장에서 이뤄졌다.

첫 강의의 주제는 ‘포스트 코로나와 삶의 지혜’였다. 강사인 고전 평론가 고미숙 작가는 예전에 김미경 TV나 김민식 PD와 나왔던 방송에서 ‘반전 매력’을 내뿜었던 분으로 기억한다. 고 작가가 쓴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라는 책도 감명 깊게 봤다. 비록 온라인으로 만났지만, 같은 시간대에 가상의 공간에 모여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설레었다. 최근 잠을 줄이고 뭔가를 해보려 했었는데 잠은 정말 소중한 것임을 다시금 깨달았던 시간이다.

2강으로 들은 ‘비폭력 공감 대화’ 얘기는 예전에 듣고 배웠던 것이라 그다지 새로움은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이어질수록 처음 배울 때의 신선함이 다시 떠올랐다. 잊고 있었던 맛있는 음식을 다시 먹는 것 같았다고나 할까. 특히 나 자신과의 대화에서 감정 공감과 수용이 먼저 되어야 한다는 부분이 많이 와닿았다.

그다음 강연은 ‘가정에서 부부의 관계가 아이의 관계보다 먼저 회복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부부의 대화법’ 시간이었다. 강의 시간이 짧아서 깊게 못 배운 것이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페미니즘 강연은 조금 새로웠다. 여자의 돌봄이 쉽고 당연하게 여겨지는 현대의 분위기 속에서 아이와 남편과 집안일을 함께함이 매우 중요함을 깨달았다. 나중에 경제적으로 독립된 존재로서 살아가기 위한 나만의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첫 오프라인 강연이었던 ‘원예 테라피’. 삼천포 언니네 카페에서 교육 참가자들을 직접 만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꽃가게를 운영한다는 강사는 몽글몽글한 스칸디아 모스를 이용해 다양한 장식 기술을 소개했다. 나도 스칸디아 모스로 나만의 미니정원을 만들고 보니 흐뭇했다. 스스로 만들어 완성했다는 뿌듯함이었다.

와룡산이 보이는, 300년 된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서 경험한 숲 체험은 그것으로 곧 힐링이었다. 나무와 풀의 이름과 거기에 담긴 뜻을 배우니, 자연 속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것 같았다.

환경에 관한 강연을 두고선, 실생활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소소한 분리수거 같은 문제를 알려줄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더 무거운 이야기가 많았다. 환경오염의 심각성은 물론, 우리나라가 여러 지표에서 세계기준에 많이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근거 자료로써 설명 들으니 마음이 무거워지고, 생각이 많아졌다.

남해기행 단체사진.
남해기행 단체사진.

마지막 강의는 남해 기행을 겸했다. 여러 나라의 정원, 그리고 6월에 피는 이름 모를 다양한 꽃을 만났다. 옛 글쓰기 모임에서 만났던 이를 다시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아름다운 풍경을 함께한 것도 기쁨이었다. 맛있는 음식까지 곁들여 멋진 추억으로 남은 기행이다.

그리고 바닷가 숲에서 했던 여러 체험도 아주 특별했다. 강강수월래와 비슷한 춤과 몸짓에서는 하늘과 땅의 기운이 와닿는 느낌이었다. 캠프파이어를 연상하게 하는 여러 자연물과 천과 촛불은 우리를 원초적 지구로 데려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그 순간엔 마치 타인의 마음마저 다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람들이 ‘음’하고 냈던 소리가 아직도 귓가에서 울린다. 영화 ‘아바타’의 실사 버전이라 여길 만큼 특별한 경험이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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