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한의 영화이야기] 여고괴담 여섯 번째 이야기: 모교

'여고괴담 여섯 번째 이야기:모교' 영화 포스터.
'여고괴담 여섯 번째 이야기:모교' 영화 포스터.

[뉴스사천=배선한 시민기자] 슬픈데 무섭고 무서운데 아련하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두고두고 남는 것은 심장 한 편이 저릿하고 묵직했던 기억이다. 여고괴담 이야기다. 이 시리즈의 매력은 무엇보다 ‘학교’와 그 학교 안의 어린 소녀들이 만들어내는 특유의 분위기를 응축하는 독특한 감수성에 기인한다. 

5편까지 이어지면서 시리즈물로 자리를 잡은 데는 각 편마다 시리즈의 전통은 계승하면서 전편과는 다른 개성의 공이 크다.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는 <여고괴담1>의 점프컷이나 특히 김태용, 민규동 감독의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는 충격 그 자제였다. 시리즈의 이러한 원동력을 이어받을지 <여고괴담 여섯 번째 이야기 : 모교>가 12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돌아왔다. 팬은 물론이며 팬이 아니더라도 성공한 프랜차이즈인 만큼 기본은 해줄 거라고, 이 무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해줄 거라는 기대는 자연스럽다. 

누구나 한 번쯤 가졌을 법한 학교라는 공간이 지니는 특유의 공포는 무난하게 담아낸 편이다. 주연 배우의 열연도 괜찮다. 그러나 괜히 돌아왔다 싶을 뿐이다. 전작의 장점을 계승하지도 새로운 길을 찾지도 못한 채 허공에서 맴돈다. 여고괴담 시리즈를 아끼고 사랑하는 팬으로서는 또 다른 의미로 무섭다. 이 시리즈의 정체성은 여고‘괴담’ 아닌가. 괴담은 어디로 갔는가.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산만한 편집은 몰입을 방해하고, 공포의 근원에 역사적 사건을 배치함으로써 서사의 시공간을 확장하려 했으나 이 역시 뜬금없다. 굳이 개연성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함량 미달의 완성도라고 할 수밖에. 

스타등용문이라고 부르던 <여고괴담 시리즈>가 6편까지 제작됐다는 점에서는 장하다고 하겠으나, 이 시리즈로 더 이상의 스타는 탄생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7편이 제작되어야 누가 나와도 나올 테니 말이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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