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한의 영화이야기] 아들의 이름으로

 

'아들의 이름으로' 영화 포스터
'아들의 이름으로' 영화 포스터

[뉴스사천=배선한 시민기자] 오랜만에 TV를 보는데 낯익은 노작가가 나와서 부채 의식을 이야기한다. 그는 황석영이다. 5.18 당시 광주에 있지 않았던(못했던) 것이 그가 평생 지녀온 부채의 근원이다. 어찌 그뿐이랴. 그 시대를 관통해 살아온 상식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러하리라. 그렇게 우리는 직간접적으로 광주를 잊지 못하고 오늘을 살고 있다. 

5월 광주를 다룬 영화는 꽤 여럿이며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 제 자리에서 제 목소리를 내며 제 몫을 하고 있다. <아들의 이름으로>도 그 연장선상에서 봐야 한다. 진정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도 제대로 된 청산이 없다면 앞으로도 계속 꾸준히 지치지 말고 생산되어야 할 소재다. 

<아들의 이름으로>는 사실 저예산 영화임을 감안하더라도 군데군데 삐걱대는 연출은 영화적 완성도에 흠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영화는 완성도가 아니라 메시지로 보아야한다는데 동의한다면 전달력은 충분히 깊고 울림이 크다. 무엇보다 지지치 않고 영화를 생산해내는 그 동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5.18 광주는 국민적 트라우마다. 이제 그만하라고 지겹지도 않느냐고 묻는 사람들에 되묻고 싶다. 이성적으로 감정적으로 납득할만한 그만둬야 할 합당한 이유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 누군가의 불온한 탐욕으로 수많은 무고한 생명들이 한 도시가 그렇게 짓밟혀야 될 이유는 단 한 가지도 없다.

5월 그날만 되면 심장이 격문으로 두근거린다. 누군가는 잊고 살고, 누군가는 지겨워하며, 누군가는 진저리를 칠 수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선량한 시민들은 5월 그날만 되면 아직도 울분이 차오른다. 청산되지 않은 부채 의식 때문이다. 무고한 영혼들의 한을 풀어주는 해원이 산자에게는 구원이 될 수 있다. 아직도 5.18은 반성 없는 자들을 향해  끊임없이 각성하며 던져야 할 질문이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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