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오베라는 남자

『오베라는 남자』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출판
『오베라는 남자』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출판

[뉴스사천=조혜정 사천도서관 사서] 이 책은 저자 프레드릭 배크만이 자신의 블로그에 ‘오베’에 대한 글을 연재하다가 사람들의 인기를 얻게 되면서 출간하게 되었고, 은퇴 후 복지로 인한 걱정 없는 북유럽국가의 노년에 대한 삶에 대한 높은 관심과 기대감, 그 배경 속에 탄생한 소설이다.

소설의 주인공 ‘오베’는 59세로 한국의 나이를 기준으로 보면 노년이 아닌 꽃중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한 세기의 3분의 1을 한 직장에서 근무했으며, 성격이 고지식하고 주관이 뚜렷하여 자기 기준에 벗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예외 없는 고집불통에 까칠남이며, 꼰대이기도 하다.
그러한 성격 탓에 그는 친구도 없고 이웃과도 사사건건 부딪친다. 한번은 동네빵집에서 잔돈을 잘못 거슬러 줬다는 이유로 8년이 지나도 다시는 그 빵집을 가지 않았다. 
그는 현대적인 것을 거부한다. 은행도 전자기술도 믿지 않으며 확고한 원칙만 믿는다. 정의와 페어플레이, 근면한 노동자가 옳은 것이 되어야 하는 그런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렇게 매일 자신만의 원칙을 지키며 살아온 오베의 삶에도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갑작스럽게 퇴직을 하게 되고 자신만의 세상에서 유일한 색이었던 사랑하는 아내 소냐가 죽었다. 삶을 지탱해주던 아내의 죽음을 계기로 세상에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 그는 자살을 결심하게 된다. 하지만 자살을 기도할 때마다 기막힌 타이밍에 새로 이사 온 이웃집에서 계속 도움을 요청하면서 자살은 번번이 실패하게 되고 자살을 시도하면 할수록 더 많은 이웃과 동물들을 살리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 책은 죽음과 사랑을 동시에 다룬 작품이다. 오베 부모님의 죽음, 소냐 아버지의 죽음, 소냐의 죽음, 그리고 그 뒤를 이으려는 오베, 숱한 죽음을 겪으며 단단하게 굳어버린 오베의 마음을 사랑이 어떻게 녹여 내는지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오베가 버럭 화를 내는 모습에 웃음이 나오다가도 아내를 그리워하며 자살을 준비하는 모습에서는 코끝이 찡해지기도 한다. 슬프면서도 쉴 새 없이 터지는 웃음 속에서 삶과 죽음 그리고 인생이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는 가슴 따뜻한 소설이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