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 보고서 “1초 5520톤 방류면 공단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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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 보고서 “1초 5520톤 방류면 공단 잠긴다”
  • 하병주 기자
  • 승인 2021.05.04 17: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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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 남강댐과 사천, 그 오랜 악연을 파헤친다 ⑦

2009년 의뢰한 수리·수치모형 실험…결과 ‘엇비슷’
사천제1일반산단은 70cm 이상…사천공항도 ‘침수’
5520톤 넘으면?…파장 의식한 듯 실험 결과 싣지 않아
향후 대책은 더 황당…사천시에 “토지 규제 강화하라”
사천만 방수로가 낳은 역설…‘새로운 연구 시급하다’


전국의 댐 가운데 유일하게 인공 방류구를 가진 남강댐. 이 인공 방류구로 남강과 낙동강 하류는 홍수 피해가 크게 줄었지만, 사천시와 남해안은 졸지에 물벼락을 맞았다. 물벼락은 곧 ‘더 살기 좋은 사천’을 만드는 데 큰 걸림돌이었다. 그런데도 ‘이미 계산 끝난 일’이라며 보상에 손사래만 쳐온 정부. 되레 더 큰 물벼락 계획을 내놓고 있다. 이에 <뉴스사천>은 남강댐의 어제와 오늘을 살피면서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이란 폭압의 현실을 고발한다.  

일본 교토대학 방재연구소의 수리시험장 모습. 사천만의 모형이 1:150 축적으로 재현돼 있다.
일본 교토대학 방재연구소의 수리시험장 모습. 사천만의 모형이 1:150 축적으로 재현돼 있다.

[뉴스사천=하병주 기자] 남강댐과 사천만 방수로. 이 시설의 수혜지역과 피해지역은 분명하다. 방류량이 크게 줄어드는 남강과 낙동강 본류 쪽은 당연한 수혜지역이요, 반대로 홍수량의 거의 전부를 받아내어야 하는 사천만과 그 주변은 피해지역이다. 어쩌면 ‘졸지에 전락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겠다. 그 피해지역의 중심에 사천시가 있다.

남강댐 방류에 따른 피해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어업 피해와 침수 피해. 이 가운데 어업 피해를 놓고는 아직도 정부 또는 한국수자원공사와 어민들 사이에 갈등이 첨예하다. 과거에 이뤄진 보상이 얼마나 적절했느냐를 두고서다.

반대로 침수 피해를 둘러싸곤 지금까지 큰 갈등이 생기지 않았다. 인공 방류구인 가화천 주변으로 지금도 간혹 침수가 발생하지만, 그에 따른 잘잘못을 따지는 쪽으로 문제가 확대되는 일은 드물었단 얘기다. 이는 남강물 방류에 따른 침수 지역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데다, 그에 따른 보상도 이뤄졌음을 뜻한다. 다만 지난해 일어난 침수 피해에 대해선 따져볼 일이 남았다.

이렇듯 어업 피해에 비하면 덜 복잡하면서도 되레 분명해 보이는 침수 피해. 그런데 앞으로는 이 문제가 사천시민들에게 더 심각하게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기후변화로 기상 이변이 잦아지는 탓이다. 이는 곧 더 강력한 태풍과 집중호우를 예고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금껏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폭우와 홍수가 일어날 수 있음을 뜻한다.

2002년에 불어닥친 태풍 루사는 이러한 걱정이 곧 현실임을 깨닫게 했다. 이 태풍은 강원도 강릉 지역에 하루 동안 870.5mm라는 어마어마한 비를 쏟아부었다. 이러한 강수량은 이전까지의 통념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었다.

태풍 루사의 기록적 폭우는 남강댐에도 흔적을 남겼다. 200년 빈도의 강수에 견디도록 설계된 남강댐의 최대 순간 홍수 유입량은 10,400㎥/s이다. 1초에 1만 400톤의 물이 들어오는 경우를 예상하고 댐을 지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태풍 루사 때의 남강댐 순간 최대 유입량은 14,818㎥/s이었다. 200년 빈도 강수량을 40%가량 넘어선 수치였다.

이에 정부는 전국의 댐과 하천 관리 정책을 새롭게 가져가기로 한다. 그리하여 나온 것이 ‘치수 능력 증대 사업’. 오늘날 말하는 ‘남강댐 안정성 강화 사업’의 배경이기도 하다.

이 사업의 핵심은 과거에 예상한 것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리는 상황을 가정하고, 더 많은 물을 더 빨리 빼는 데 있다. 이는 곧 남강댐의 사천만 순간 방류량을 더 늘림을 뜻한다. 방류에 따른 침수 피해가 앞으로 훨씬 더 커질 것을 예고한 거나 마찬가지다. 사천시와 사천시민들이 남강댐 방류에 따른 침수 피해에 더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남강댐에서 사천만으로 방류량을 늘린다면 어디까지 어떤 침수 피해가 일어날까. 한국수자원공사는 일찌감치 이 물음에 답을 찾아야 했다. 그래야만 이러저러한 대책을 세우겠노라며 사천시민들에게 사천만 방류구 확장 필요성을 얘기할 수 있을 테니까.

이에 수자원공사는 2009년 4월에 옛 진주산업대학교(현 경상국립대) 산학협력단에 연구 용역을 맡겼다. ‘남강댐 방류량 변화에 따른 하류지역의 수리 안전성 분석 연구’였다. 쉽게 설명하면, 남강댐 방류량 변화에 따라 방류구 하류 즉, 사천만의 바다 수위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되고, 그 영향으로 사천만으로 흘러드는 다른 여러 하천에는 어떤 영향을 주며, 마침내 사천시 일대에 어떤 침수 피해가 생기겠는가를 예측하는 연구였다. 이 연구의 결과는 같은 해 9월에 나왔다.

남강댐 방류에 따른 사천만 주요 지점의 수위와 주변 지반고의 비교표(출처='남강댐 방류량 변화에 따른 하류지역의 수리 안전성 분석 연구' 보고서)
남강댐 방류에 따른 사천만 주요 지점의 수위와 주변 지반고의 비교표(출처='남강댐 방류량 변화에 따른 하류지역의 수리 안전성 분석 연구' 보고서)

결론에 이르기 위한 연구 방향은 크게 두 갈래였다. 하나는 수치를 적용한 이론적인 예측(=수치모형 실험)이었고, 다른 하나는 축척 1:150 규모의 수리모형 실험이었다. 결론적으로 두 연구의 결과는 비슷했다. 그러니 여기선 수리모형 실험 결과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이 실험은 일본 교토대학 방재연구소에서 진행했다. 사천만의 지형을 길이와 폭이 각각 25m인 구조물로 축소해 놓고, 태풍 루사가 접근했던 때의 환경을 반영했다. 만조일 때의 바닷물 수위를 1.89m로, 폭풍 해일고를 1.73m로 잡았다. 이는 남강댐의 방류가 없더라도 바닷물 수위가 3.62m(=사천만의 기준 해면고)에 이름을 뜻한다. 여기에 사천지역에도 80년 빈도의 비가 내리는 상황을 더했다.

이 같은 조건에서 3,250㎥/s, 4,680㎥/s, 5,520㎥/s의 물을 남강댐 제수문에서 흘려보내는 상황을 가정해 실험이 이뤄졌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1초에 5520톤의 물을 방류할 때다. 그 앞의 두 사례는 실험이 아닌 실제 방류로서 경험이 축적돼 있기에 새삼 따져볼 필요성이 적다. 반면, 1초에 5520톤의 방류 상황은 아직 일어난 적이 없다.

이 실험으로 죽천천 하구의 바닷물 수위가 4.74m까지 오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참고로 사천제1일반산단과 사천제2일반산단의 바다 경계 표고는 각각 4.5m와 4.0m이다. 사천제2산단의 경우 70cm이상 침수될 수 있음을 뜻한다. 이밖에 중선포천과 사천강 사이에 있는 사천공항도 침수되긴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머릿속으로 걱정만 하던 것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음을 확인한 셈이다. 

사천만 수위가 주변 지반고를 넘어서는 지점 표시(출처='남강댐 방류량 변화에 따른 하류지역의 수리 안전성 분석 연구' 보고서)
사천만 수위가 주변 지반고를 넘어서는 지점 표시(출처='남강댐 방류량 변화에 따른 하류지역의 수리 안전성 분석 연구' 보고서)

이 실험은 우리가 아직 가보지 않은 길, 5,520㎥/s 방류가 가져올 재난 상황을 미리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보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극한 홍수 상황을 고려한 남강댐의 사천만 방류량이 6,000㎥/s로 설정돼 있고, 이상 홍수 내습 시 최대 8,820㎥/s까지 방류가 가능하도록 제수문이 설계돼 있다. 심지어 이 연구가 진행되던 2009년 무렵만 해도, 극한 홍수 시 1초에 1만 8000톤까지 흘려보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수자원공사가 공공연히 하던 때이다.

그런데도 실험을 5,520㎥/s까지만 진행했다? 도무지 믿기가 힘든 대목이다. 이러니 일각에선 “비싼 연구비 들여서 이것만 했다면 예산 낭비”라거나 “실험 결과를 드러내기가 두려워서 감춘 것 아니냐”며, 비판과 의혹을 제기하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실험의 조건이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남강댐 상류에는 최소한 200년 빈도 이상의 폭우가 내리도록 해놓고는 사천지역에는 80년 빈도의 비만 내리게 설정함으로써, 사천만으로 흘러드는 여러 하천에서 발생할 홍수와 침수 피해의 가능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만약 사천지역에도 200년 빈도 이상의 폭우가 동시에 내린다면 실험 결과 이상으로 침수 지역이 급격히 늘어날 것은 불을 보듯 빤하지 않을까.

실험 결과로 내놓은 관리대책이란 것도 부실해 보이긴 마찬가지.

먼저 보고서엔 2008년에 세운 ‘남강댐 재개발사업 예비조사’에서 200년 빈도 계획방류량을 5,520㎥/s로 늘려 잡은 것에 맞춰 가화천을 관리하도록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극한 홍수 시 남강 본류가 아닌 사천만으로 대부분 방류하는 데다, 이미 최대 방류량을 6,000㎥/s로 정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가화천 관리 기준을 더 높게 잡아야 하지 않을까. “가화천을 국가하천으로 관리할 게 아니라 남강댐의 부속물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사천시민들 사이엔 오래전부터 나왔음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지반고가 홍수위보다 낮은 하천 연안 저지대의 대책 수립을 사천시와 농어촌공사에 떠맡기고 있음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해당 지역은 남강댐 방수로가 아니었으면 홍수위보다 낮아질 이유가 없는 곳이다. 또한, 보고서는 토지개발 수요가 많은 저지대 지역에는 사천시가 토지이용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남강 본류 쪽이 감당해야 할 개발행위 제한의 부담을 거꾸로 사천시에 요구하는 꼴이다. 남강댐의 사천만 방수로가 만들어낸 어처구니없는 역설이요, 왜곡된 인식이다.

반대로 말하면, 이러한 역설과 왜곡을 바로잡는 일이 사천시로선 꽤 시급함을 보여준다. 이를 위한 새로운 연구도 필요한 일이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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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2021-05-12 01:10:16
하병주 기자(대표이사) 님
뉴스사천을 잘 보고 있는 독자입니다.

남강댐과 사천과의 관련 연재/기획을 쓸려면
많이 바쁘고, 힘들고,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1. 2002년도의 태풍5호(7월), 집중강우(8월), 태풍15호(9월)의 시우량 등의 상황과 태풍 진로와 풍속과 풍향을 분석해 봐야 합니다.

2. 그 당시의 바다 만조시간, 남강댐 상류지역의 강우량 등등의 복합적인 상황을 직접 현장취재를 하고 난 후에 기사를 쓰면 좋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3. 덧붙인다면, 그 당시의 관계자를 찾아 직접 인터뷰와 자료를 발굴하여 기사화하면 생동감과 흡입력 있는 기사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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