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사천=최인태 막걸리문화촌장] 물은 100℃에서 끊고, 알코올은 78℃에서 끓는다. 이처럼 기화(氣化)점의 차이를 활용한 것이 증류식 소주 내리기의 원리다. 이때 메틸알코올은 68℃에서 먼저 끓는데, 높은 도수의 맑은 증류식 소주인 이것을 ‘꽃 소주’라 부른다.

메틸알코올은 몸을 마비시키고, 눈을 멀게 하기에 초류는 버려야 한다. 그런데도 옛 사람들은 꽃소주를 어르신께 대접하면서 ‘예의 바른 불상사’를 종종 낳곤 했다.

증류식 소주를 내리는 기법에는 ‘3·3·3’이라는 재미난 법칙 있다.

첫 번째 3은 내가 넣은 술의 알코올 도수에 3배가 높게 나온다는 것. 두 번째 3은 내가 넣은 양의 1/3을 얻는다는 것. 세 번째 3은 초류는 버리고, 본류만 얻고, 후류는 버리거나 다음에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럼 증류식 소주는 언제부터 빚었을까?

칭기즈칸이 유럽 원정 때 페르시아의 향수 증류 기법을 보고 증류식 소주를 만들었는데, 우리나라에는 고려말에 몽골군이 일본 침략 명분으로 한반도에 들어올 때 따라 들어왔다고 한다. 몽골군 사령부가 있던 개성의 ‘개성 소주’, 군수기지가 있던 안동의 ‘안동소주’, 전초기지가 있던 제주도의 ‘고소리 소주’가 유명하다.

소주의 종류로는 한번 빚은 단양주, 두 번 빚은 이양주, 세 번 빚은 삼양주가 있다. 대부분의 ‘안동소주’(조옥화 명인이 빚은 것은 삼양 소주)가 단양주에 해당한다. 이양 소주로는 ‘최남선’이 한국 삼대 명주라 일컬은 ‘감홍로’, ‘죽력고’, ‘이강주’ 등이 있고, 삼양주로는 ‘문배주’가 있다.

그런데 “한국 사람은 술을 입으로 안 먹고, 귀로 먹는다”라는 말이 있다. 그것은 이양 소주가 단양 소주에 비해 공을 더 들인 것으로서 평가가 더 높아야 함에도 일부 단양 소주가 더 비싸게 팔리는 현실을 꼬집는 말이다. 소주의 맛을 본인이 입맛으로 판단하기보다 남들의 이야기에 따라 판단한다는 뜻도 깔려 있다.

함양의 ‘솔송주’를 증류한 ‘담솔(40°)’이 벨기에 몽드셀렉션 국제대회에서 금상을 받은 바 있다.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우리의 전통주. 그러나 정작 한국인은 브랜디나 위스키에 열광하지는 않는지 돌아볼 때다. 우리 몸에 우리 음식이 좋은 것처럼, 술도 우리 술이 좋다.

초여름의 바람이 살갗을 간지럽히는 지금! 임들의 곁에도 살맛 나는 세상이 가득하시길 두 손 모은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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