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섭 시인.
송창섭 시인.

[뉴스사천=송창섭 시인] 최근 장편소설을 잇따라 발표하며 문단과 독자의 이목을 사로잡은 한 작가가 있습니다. 나이가 마흔 줄에 이르렀으니 중년 작가라기보다는 멋쩍음은 있지만 젊은 작가라 함이 아직은 유효해 보입니다. 그와의 간접적인 인연은 그의 작품을 만나기 전 우연히 그의 대담 내용을 읽는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는 대학의 국문학과 출신입니다. 교직과정을 이수하여 교사 자격증도 취득했습니다. 국어 교사가 되고자 국어 과목 교원 임용 고시에 응시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합격의 영광을 얻지 못했습니다. 적잖이 실망도 하고 좌절도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는 꾸준히 습작해 오던 소설 쓰기에 전념했습니다. 쓰고 싶은 열정을 후회 없이 원고지에 빼곡히 담았습니다. 나름 작품이 되었다는 판단에 이번에는 신인 작품 공모에 응합니다. 순수한 마음에 기대치가 높았지만 결과는 낙선이었습니다.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현실이었지만 이해할 수도 불평할 수도 없었습니다. 모든 사실들은 냉정했습니다. 

방향을 틀어 또 하나의 새로운 도전을 계획했습니다. 입사 시험에 지원하기로 마음먹었던 것입니다. 세 번의 실패를 맛보지 않기 위해서 철저히 준비를 했습니다. 앞선 경험이 남긴 일말의 불안감이 마음 한 구석을 지배함은 어쩌지 못했습니다. 합격자 명단을 확인하는 순간 고개를 떨구며 또 다시 쓴 잔을 들이켜야 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길을 걷고자 그는 몸부림쳤지만 뜻과 같지 않았습니다. 이쯤 되면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선 스스로를 나락의 구렁으로 밀어 넣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자신을 다독였습니다. 그리고는 마침내 일어섰습니다. 자신이 말하고픈 이야기를 담은 소설을 들고 새롭게 탄생한 것입니다. 

작가로서 명성을 얻은 그는 자신의 삶을 떳떳이 가꾸며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습니다. 솔직하고 당차며 열정을 담은 노력을 거리낌 없이 쏟았습니다. 세 가지 실패담도 그의 뜨거운 끼를 억누르지 못했습니다. 때를 기다리는 인내심과 물러설 줄 모르는 도전 의식이 오늘의 그를 만든 디딤돌이 되었음을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그의 고백이 당당히 인정받고 그의 담담한 정서에 찬사를 보내는 명료한 이유입니다.  

상상력은 무한한 이미지를 창출합니다. 자신만의 시간으로 세상을 고요히 지배할 때 상상력은 찾아옵니다. 인간의 내면에는 무수한 소용돌이가 잠재해 있습니다. 어떤 일이든 쉽게 그만 두고 포기한다면 내재한 가능성, 잠재력은 동력을 잃어 쇠퇴하고 맙니다. 자신을 믿고 풍랑을 헤쳐 나아간다면 과녁을 움켜쥐는 임자가 됨은 틀림없습니다. 

두려움은 어디서 누구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싹을 틔워 생성합니다. 가장 큰 적은 다름 아닌 나약한 자신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작가의 고백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시련과 실패는 피할 게 아니라 극복해야 할 과정임을 뚜렷이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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