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一稼)의 차(茶) 이야기]

박향분
박향분

[뉴스사천=박향분 차벗] 요즘은 우리주변이 온통 카페천국이다. 길을 가다보면 커피숍이 앞에도 옆에도 맞은편에도 있다. 이렇게 커피전문점이 많다는 것은 아마도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음이다. 

커피 한 잔과 앞에 놓인 조각 케잌 하나로 1시간 정도 대화하고 나면 일어서야 하는 짧은 만남이, 차(茶)로서 만난다면 여러 번 우려마실 수 있는 차(茶)의 특성상 몇 시간도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다. 

많은 다담을 나눌 수 있고 진솔한 얘기가 오가는 따뜻한 자리가 될 터인데 우리 주변은 온통 찻집은 사라지고 커피점으로 바뀌고 있는 양상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 한켠이 씁쓸하기도 하다. 

이렇게 커피인구는 날로 증가하고 있는데, 차(茶)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왜 줄어드는 것일까? 차(茶)를 좋아했던 사람들은 그대로인데 단지 청소년들이 성인으로 되면서 차(茶)를 좋아하기보다는 커피를 좋아하게 되어 커피인구는 늘어나고 커피전문점 또한 날만 새면 또 하나 생겨나는게 아닐까. 이런 데에는 TV의 커피광고도 한몫을 하고 있음이다. 

TV에서 커피광고를 보고 있노라면 커피를 한 번도 마셔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커피를 마시고 싶을 정도로, 아니 벌써 커피향기가 내 코 속 깊이 이미 들어와 있음을 느낄 정도의 감성적인 광고로 우리를 현혹한다. 

차(茶)의 광고를 어디서 본 적이 있는가! 어쩌다 오설록의 광고는 한 번쯤은 본 듯하다. 아, 녹차향기가 이렇게..... 내 코끝을 스치겠끔.... 오랫동안 광고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여기서부터 커피는 이미 광고에서 차(茶)보다 승자가 된 셈이다.

이제 우리 젊은 세대들이 커피보다 차(茶)를 좋아하고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얕은 생각을 해 본다. 초등학교 입학하기전인 7세 이전에 유치원 등 교육기관을 통하여 향기로운 차(茶)를 맛보게 하는 건 어떨까 싶다. 아이들의 두뇌가 대부분 7세 이전에 형성되듯이, 그들의 입맛도 7세 이전에 맛본 음식은 그 몸이 다 기억을 한다고 한다. 

어릴 때 마셔봤던 차(茶)는 성인이 되어서도 차(茶)를 마실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래서 요즘 젊은 엄마들은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접할 다양한 음식들을 골고루 먹을 수 있도록 이유식에 다양한 종류의 야채와 고기 등을 넣으면서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의 몸이 기억할 수 있도록..... 

다음은, 여러 차(茶)행사장에서 차(茶)를 홍보할 때 한복이 아닌 평상시에 입던 옷을 정갈하게 입으면 어떨까? 젊은세대들은 차!(茶) 하면 저분들처럼 우아한 한복이나 개량한복을 입어야 되는 줄 알고 벌써 부담감을 느낀다. 차(茶) 마시는 분들은 늘 한복류의 옷을 입은 것을 보아왔기 때문이리라. 

차(茶) 마시면서 좀 우아하지 않으면 어떤가! 커피의 향기에 취해 입은 옷 그대로 커피를 마시듯, 차(茶)도 그렇게 언제나 어디서나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음료라는 것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기본 틀을 깨지 않고서는 차(茶)를 좋아하고 가까이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한식도 전통한식에서 퓨전한식으로 이미 바뀌었고, 전통한복도 퓨전한복시대로 가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세상이 변하는데 차(茶)생활도 다도나 다례의 틀을 조금 낮춰서 누구나 편하게, 접근하기 쉽게, 마시기 쉽게 여러 차(茶)향에 우선 매료되게 함으로서 차(茶)를 가까이 할 수 있고 즐기게 하면 어떨까 싶다. 

차(茶)를 일단 좋아하게 된다면 그 다음에 예를 가르쳐도 늦지 않을 터. 하루빨리 차(茶)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져서 찻집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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