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포면 구랑마을 주민 “지반침하 피해” 호소
시, 집 균열 원인 등 경상대에 정밀조사 의뢰

서포면 하수관거 정비공사 이후 구랑마을 일부 주민이 지반침하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이들은 더 이상 주택에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사천시의 대책을 촉구했다.
서포면 하수관거 정비공사 이후 구랑마을 일부 주민이 지반침하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이들은 더 이상 주택에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사천시의 대책을 촉구했다.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사천시 서포면 구랑마을 하수관거 정비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가운데, 최근 마을 일부 주민들이 지반침하로 주택에 균열이 갔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나섰다. 사천시는 공사로 인한 주택 피해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해 경상국립대 산학협력단에 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사천시는 구랑마을에서 배출되는 오수를 서포면 하수처리시설 등으로 보내기 위해 2019년부터 약 30여 억 원의 예산으로 하수관거 정비사업을 진행해 왔다. 현재는 도로포장 덧씌우기 작업만 남은 상태다. 

문제는 하수관거가 집 앞을 지나는 2가구에서 발생했다. 구랑마을 김 모 씨는 “집을 지은 지 30년이 지나도록 별 문제 없이 살고 있었는데, 지난해 하수관거 정비사업을 한다며 집 앞에 터파기를 한 이후 우리 집이 조금씩 기울기 시작했다”며 “혹시나 해서 벽지를 뜯어보니 집 내부 벽 곳곳에 금이 간 것이 확인됐다. 지난해 공사를 하다가 뻘이 밀려와 인부가 묻힐 뻔한 사고도 있었다. 앞으로가 걱정이다. 시가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도 “집을 지은 지 3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점점 집이 기울어지고 있다. 집 안에 누워 있으면 경사가 느껴질 정도”라며 “연약지반이라고 수차례 경고했음에도, 업체에서 사전에 제대로 점검하거나 대책을 세우지 않고 공사를 강행해 결국 이 사단이 났다”고 목소리 높였다.

지난 15일 뉴스사천에서 현장을 방문했을 당시 해당 주택은 계단과 마당, 벽체 곳곳에 균열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집 내부 균열은 성인 남자 손이 들어갈 정도로 크게 벌어진 상태였다. 도로 주변 구조물 등에도 곳곳에서 균열이 보였다. 문제가 된 연약지반 구간은 약 200미터로 추정됐다. 

이와 관련해 사천시상하수도사업소 관계자는 “구랑마을 하수관거 정비공사 과정에서 2곳의 주택 마당과 계단 등에 균열이 생긴 것은 공사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보수 작업 등을 해 줄 예정”이라며 “다만, 주민들이 주장처럼, 공사로 인해 집이 기울어지거나 집 내부의 균열이 생겼는지 아니면 연약지반에 집을 건축했기 때문인지는 정확하게 파악해 볼 필요가 있어 경상국립대학교에 조사를 의뢰했다. 이번 주 중 대학 교수를 불러, 주민과 함께 조사 결과를 듣는 자리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지난해 지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공사를 하면서 많은 흙과 물을 퍼냈다. 설령 연약지반 문제가 있다고 해도 공사가 침하를 가속화시킨 것은 사실”이라며 “더이상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사천시가 보강공사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현장을 둘러본 김봉균 시의원은 “서포면 일대는 과거 바다를 매립한 곳이 많아 연약지반이 많다”며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지역적인 특성을 감안해 주택에 피해가 가지 않는 공법으로 작업을 했어야 했다. 이 문제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챙겨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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