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남강 방류 문제 해결에 사천시민 힘 모으자 
상태바
[발행인 칼럼] 남강 방류 문제 해결에 사천시민 힘 모으자 
  • 하병주 기자
  • 승인 2021.03.23 16:19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남강댐 사천만 방면 최대 방류능력을 초당 1만2000톤까지 늘리는 치수능력증대사업을 올해 안에 착공하려 하고 있다. 사진은 사업계획도.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남강댐 사천만 방면 최대 방류능력을 초당 1만2000톤까지 늘리는 치수능력증대사업을 올해 안에 착공하려 하고 있다. 사진은 사업계획도.

[뉴스사천=하병주 기자] 1970년 무렵 남강댐이 처음 들어선 뒤로 사천시는 해마다 크고 작은 피해를 겪어 왔다. 사천만 인공 방류구(=제수문)에서 남강 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컸으나 피해를 직접 본 어민들이나 상습 침수 지역 주민들 사이에만 그쳤다. 어쩌면 다수의 사천시민들은 자신들의 문제로 여기지 못했음이다.

그러나 예전에 어찌했든, 또 정확한 이유가 무엇이었든, 앞으로는 그러기가 어렵게 됐다. 정부가 남강댐 치수 능력 증대사업 또는 남강댐 안정성 강화사업이란 이름 아래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남강 물을 사천만으로 내려보내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탓이다.

‘치수 능력 증대’니 ‘안정성 강화’니 하는 말이 강과 댐을 관리하는 국가가 쓰는 표현이라면, 고스란히 물벼락을 맞아야 하는 사천시민들로선 ‘물폭탄 증대’나 ‘물폭탄 강화’, ‘사천만 방류구 확장’이 더 와닿는 표현이다. 그만큼 이 사업의 핵심은 ‘물을 한꺼번에 많이 쏟아냄’에 있다. 그것도 사천만 쪽으로.

이런 사실은 정부를 대신해 댐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K-water)의 사업계획서에서 확인된다. 간단히 설명하면, 먼저 극심한 홍수 상황에 대한 설정부터 바꾸었다. 즉, 지금까진 남강댐으로 1만5800㎥/s(=1초에 1만 5800톤)의 물이 흘러드는 것으로 가정했지만, 앞으로는 1만9975㎥/s의 물이 흘러들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댐으로 흘러드는 물이 늘어나면 내보내는 물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법. 이에 사천만 쪽으로 6000㎥/s이던 기존 PMF(가능최대방류량)를 1만2037㎥/s로 늘려 잡고, 거기에 맞게 방류구를 키우겠다는 게 이 사업의 핵심이다. 물론 남강 본류로도 1000㎥/s에서 2000㎥/s로 PMF를 늘려 잡았으나, 사천만 방류량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이 사업은 요즘 들어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다. 2002년 여름에 태풍 루사가 불어닥친 뒤로 남강댐재개발사업, 남강댐용수공급증대사업, 경남·부산 광역상수도사업, 그리고 그 밖의 여러 이름으로 불렸던 바 있다. 그래서 사천시민들 사이에는 그저 ‘남강물을 부산으로 공급하는 대신 커지는 남강 하류의 홍수 위험을 줄이고자 사천만으로 방류구를 키우려는 것’쯤으로 풀이하고 있다.

다만 이제 논리의 앞뒤가 바뀐 셈이다. ‘부산으로 물을 보내기 위해 사천만 방류구를 넓힌다’에서, ‘사천만 방류구를 넓혀 놓고 부산으로 물을 보낸다’로. 옛날 송나라의 저공(狙公)이라는 사람이 원숭이에게 부렸다는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잔꾀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그러나 사천시민들로선 이 잔꾀에는 그냥 웃고 넘길 아량이 있다. 그 검은 속내를 정확히 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더 큰 문제로 여기는 것은 진즉에 벌어져 있는 숙명과도 같은 일. 바로 사천만 인공 방류구의 존재 그 자체다.

이것은 그야말로 사천의 희생을 깔고 태어났다. 남강과 낙동강 하류의 홍수 방지를 위한다는 명분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 국가는 사천의 희생을 애써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어업 피해를 호소하는 어민들에겐 ‘보상 의무가 없다’ 하고, ‘이미 보상을 다 했다’고 말한다. 국가의 정책으로 재난을 맞는 것임에도 국가는 ‘천재지변’으로 탓을 돌린다. 언제 닥칠지 모를 더 큰 재난 앞에 사천시의 도시 성장은 발목 잡힌 지 오래다. ‘이 분함을 어찌할꼬!’ 사천시민들의 속이 시커멓게 타고 있다. 그 세월이 어느덧 50년이다.

하병주 발행인.
하병주 발행인.

최근 ‘남강댐, 50년 한을 풀자’는 펼침막이 거리 곳곳에 나붙고 있다. 시민 대책 기구를 만들어 예전에 하지 못한 싸움을 이제라도 시작하자는 목소리마저 들린다. 사천시의회를 비롯한 지역 정치권도 관심을 보인다. 이럴 때, 사천시민들이 더욱 한목소리로 외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치수능력’ 논하기 전에 사천에 가하는 폭압적 모순부터 바로잡으라!” “정부는 국가의 희생양이 되어 버린 사천시를 지원하기 위한 특별법을 만들라!”
                    
발행인  하병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블라인드
댓글을 블라인드처리 하시겠습니까?
블라인드 해제
댓글을 블라인드 해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관전자 2021-03-29 09:57:29
“정부는 ‘치수능력’ 논하기 전에 사천에 가하는 폭압적 모순부터 바로잡으라!” “정부는 국가의 희생양이 되어 버린 사천시를 지원하기 위한 특별법을 만들라!”

관전자2 2021-03-31 09:56:11
물을 높은곳에서 아래로 흐러는데 대안은?
사천시 수도물은 어디서?
지역갈등 유발아닌지 ?
그동안 보상받은 금액은?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