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9일 가동 중단…‘4월 말’ 산자부 계획 앞당겨
‘전기 공급에 문제없다’는 정부 판단에 따른 듯
시설은 2024년까지 유지…‘LNG 발전’ 변화 가능성
5·6호기 환경설비공사는 새 업체에 맡겨 6·8월까지

삼천포화력발전소 전경.
삼천포화력발전소 전경.

[뉴스사천=하병주 기자] 삼천포화력발전소 1·2호기가 지난 3월 9일 가동을 멈췄다. 이로써 준공 뒤로 38년 가까이 전기를 생산해 온 1·2호기의 생명은 사실상 끝날 전망이다.

삼천포화력발전소 1호기는 1983년 8월에, 2호기는 이듬해 2월에 각각 준공해 우리나라 남부권에 전기를 공급해 왔다. 이후 3·4·5·6호기가 차례로 들어섰지만, 삼천포화력발전소를 태동시켰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달랐다. 그런 1·2호기가 영구 폐쇄를 앞두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2월 28일 확정해 발표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0~2034)에서 삼천포화력발전소 1·2호기를 올해 4월 30일까지만 가동한다고 밝힌 바 있다. 수명이 오래된 데다, 화석연료 발전소를 점차 신재생 또는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소로 바꿔 나간다는 계획에 따라서다.

그렇다고 해도 1·2호기는 계획보다 한 달 넘게 빨리 가동을 멈춘 셈이다. ‘1·2호기가 아니어도 전반적인 전기 공급에 문제가 없다’는 산자부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발전시설을 곧장 해체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국남동발전 삼천포발전본부 관계자는 “지금 계획대로라면 3·4호기도 2024년 말까지만 가동하는데, 일부 시설이 1·2호기와 연관돼 있다”며, “그때까지는 모든 시설을 그대로 둔다”고 밝혔다.

이러한 설명은 삼천포발전본부가 구상하는 ‘에너지 전환 중장기 로드맵’과도 맥이 닿는다. 이 로드맵에는 1~4호기 폐쇄 뒤 LNG(액화천연가스) 연료를 사용하는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계획이 담겨 있다. 석탄에서 LNG로 연료만 바뀔 뿐이다.

이를 두고선 환경단체나 지역사회 일각에서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삼천포화력발전소 1·2호기는 각각 560MW의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기로 ‘국내 최초 대용량 석탄 전소 발전’이라는 수식어를 지녔지만,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을 대량 쏟아낸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비록 2004년에 들어 1~4호기에는 탈황·탈질설비를 갖췄지만, 그 뒤로도 ‘미세먼지 배출 농도 최악’이란 꼬리표가 따라붙기도 했다.

한편,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삼천포화력발전소 5·6호기의 수명은 2027년 7월과 2028년 1월까지다. 지금은 환경 설비 개선 공사(탈황·탈질, 미세먼지 저감시설 공사)를 위해 가동을 멈춘 상태다.

그러나 이 공사는 처음 계획보다 매우 늦어지고 있다. 지난해 공사 중 부실이 드러난 탓이다. 이에 남동발전은 기존 시공업체와는 지난해 계약을 해지한 데 이어, 지난 3월 8일엔 ‘세아STX엔테크’라는 새 시공사에 일을 맡겼다. 예정대로라면 5·6호기는 오는 6월과 8월에 차례로 가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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