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읍 새마을부녀회, 2006년부터 반찬 장만해 직접 배달

사천읍 새마을부녀회원들이 반찬을 장만하고 있는 모습.

국도 3호선에 바로 인접해 있는 사천읍 수석 2리 경로당을 들어서자 40대에서 60대를 보이는 아줌마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누구십니꺼. 어디서 오셔서 예”

웬 낯선 남자의 갑작스런 방문에 모든 눈길이 나에게로 쏟아진다. 오늘 취재를 약속했던 기자라고 얘기하자 호기심 어린 눈초리는 금방 밝은 미소로 바뀐다.

회원들이 직접 조리한 김치와 카레.

한쪽에서는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노란 카레가 보글보글 끓고 있었고, 다른 쪽에는 김치를 담그기 위한 준비로 아줌마들의 손길이 바빴다.

이들 아줌마는 모두 사천읍 새마을부녀회(회장 안미화) 소속의 회원들로 독거노인이나 불우한 이웃들에게 나눠 줄 반찬들을 정성스럽게 장만하고 있는 중이다.

안미화 사천읍 새마을부녀회장.
“새마을부녀회에서 오래 동안 봉사활동을 하면서 불우이웃들을 도울 수 있는 다른 봉사활동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반찬을 만들어서 배달하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사천읍 새마을부녀회에서 20년 가까이 봉사활동을 해온 안미화 회장이 이 일을 시작하게 된 이유를 간단하게 설명했다.

사천읍 새마을부녀회가 이 같은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6년 3월부터다.

사천읍 각 마을 부녀회장 30명이 3개조로 나눠 한 달에 두 번 수석 2리 경로당에 모여서 반찬을 장만하고 직접 배달까지 한 게 벌써 횟수로 3년째다.

반찬은 김치를 기본으로 보통 4가지인데, 한번 장만할 때 적게는 30만원에서 많게는 35만원 정도가 들어간다고 한다. 여기에 들어가는 돈은 지역 독지가들의 후원으로만 이뤄진다.

회원 대부분이 자영업을 하거나 농사에 업을 두고 있다.
피곤할 법도 하지만 반찬을 장만하는 내내 밝은 미소와 오가는 짧은 우스갯소리에 웃음꽃이 피어나고 사랑이 듬뿍 담긴 반찬은 어느새 정성스럽게 포장된다.

이렇게 포장된 반찬들이 각 가정에 배달된다.

안 회장은 “반찬을 장만하기 위해 회원들에게 연락하면 군소리 없어 바로 오신다. 우리 회원들은 봉사정신이 투철하고 화합도 잘된다”며 인터뷰 내내 회원들의 자랑이 이어졌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보람된 일이 뭐냐는 물음에 이영숙 씨는 “힘들게 해서 갖다 드리면 그게 보람이지 예”라고 짧게 답하며 부끄러워하는 모습에서 진정한 봉사정신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듯 했다.

정성이 가득한 반찬들은 독거노인과 불우이웃들에게 배달된다.
배달은 안미화 회장과 최숙례 총무 그리고 사천읍 새마을협의회 한태희 총무 세 사람의 몫이다.
사천읍에 살고 있는 독거노인과 불우이웃 30가구에 배달하는데, 그 시간만 1시간30분이 넘게 걸린다.
반찬을 받은 사람들은 반갑게 그들을 맞이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몸이 편찮아 병원에 갔거나 소일거리 때문에 집을 비운 상태였다.

그래도 이들 삼총사는 반찬이 상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일일이 냉장고에 넣어두는 속 깊은 마음도 보였다.

최숙례 총무가 반찬을 냉장고에 직접 넣어주고 있다.

또 다른 가정을 방문하기 위해 떠나는 그들에게 “수고하세요” 라고 짧게 말하고 이날 취재를 끝냈다.

요즘 다들 세상이 각박하고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 같은 분들이 있기에 그래도 우리 사회는 따뜻한 온정이 흐르고 있어 불우한 이웃들에게 삶의 희망을 주는 끈이 되고 있다.

이날 반찬 장만에 참여한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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