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사천 2020 7대 뉴스 ③

[뉴스사천=하병주 기자] 8월 8일 오전 7시. ‘사천시청’ 이름으로 긴급한 ‘안전 안내 문자’ 하나가 지역민들에게 전달됐다. 내용은 수자원공사에서 남강댐 방류량을 초당 4000톤에서 5000톤으로 늘린다고 하니 주의하라는 것.

이 안내 문자를 받은 지역민들은 조금 의아한 생각을 품었다. ‘비가 얼마 온 것 같지도 않은데 저렇게나 많은 물을 내려 보낸다고?’ 실제로 이 무렵 사천에는 6일 12mm, 7일 21mm, 8일 38.5mm의 비가 내렸을 뿐이다. 사천강의 유량도 평소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한국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남강댐의 방류량은 엄청났다. 이날 오전 7시 즈음에 초당 4000톤을 넘어섰고, 두 시간 뒤인 9시엔 5000톤, 11시엔 5384톤에 이르렀다. 초당 5384톤의 방류량은 많은 비를 동반했던 2002년 태풍 루사 때의 최대 방류량(5430톤)에 버금가는 수준이었다.

이로 인해 남강댐 제수문 아래와 가화천 주변 곳곳에 침수피해가 일어났다. 축동면 용수마을과 관동마을, 곤양면 가화마을 일부는 농경지뿐 아니라 주택까지 물에 잠겼다. 피해는 이게 다가 아니었다. 남강댐에서 쏟아진 강물로 사천만 바다는 며칠 동안 ‘염도 0’에 가까운 상태가 됐다. 사실상 바닷물이 민물로 변한 것이다.

이로써 사천의 바다에서 나던 바지락이 거의 폐사했고, 다른 어자원에도 심각한 타격을 줬다. 강물에 함께 떠내려온 온갖 쓰레기는 항구와 죽방렴 등을 뒤덮어 2차 피해를 낳았다. 지역사회에선 피해 보상 요구가 컸으나 아직 깔끔히 정리되진 않았다.

한편, 지역사회에선 이번 남강댐 물폭탄 사태를 단순 자연재해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오히려 남강댐 상류에 집중호우가 예상됨에도 사전 방류를 충분히 하지 않은 데 따른 비판을 가하고 있다. 나아가 남강댐 방류에 따른 사천만 피해에 지역사회가 더 체계적인 대응을 해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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