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첫 번째 여성폭력추방주간을 맞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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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첫 번째 여성폭력추방주간을 맞는 바람
  • 서은경 사천YWCA가정폭력·성폭력통합상담소장
  • 승인 2020.11.24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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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경 사천YWCA가정폭력·성폭력통합상담소장.
서은경 사천YWCA가정폭력·성폭력통합상담소장.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는 여성폭력추방주간이다. 여성폭력추방주간이란 폭력 없는 사회를 위해 여성폭력 방지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간이다.

2018년 12월에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해 2019년 12월 25일부터 시행되었으므로 올해가 기존 ‘성폭력추방 주간’, ‘가정폭력추방 주간’과 함께 ‘여성폭력추방주간’으로 운영되는 첫해가 되는 것이다.

‘여성폭력’이란, 성별을 기반으로 여성에게 가해지는 신체적·정신적 안녕과 안전할 수 있는 권리 등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관계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성희롱, 지속적 괴롭힘 행위와 그 밖에 친밀한 관계에 의한 폭력,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폭력 등을 말한다. 그중에서 가정폭력과 성폭력은 여성들을 위협하는 가장 대표적인 폭력이다.

성별에 기반한 폭력이 반드시 여성에 대한 폭력을 일컫는 것이 아니다. 성별 기반 폭력은 사회적으로 부여된 ‘여성성’과 ‘남성성’을 바탕으로 약자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통칭하는 개념이라 남성 또한 성별 기반 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례로 성별 기반 폭력은 여성에게 행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폭력은 근본적으로 불평등한 권력 관계에서 발생하는 산물이며,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고 통제하고 착취하기 위해 사용되는 수단이다. 가정폭력, 성폭력 사건에는 반드시 권력 관계가 존재하고 있기에 ‘가정폭력’을 개인사나 가족 간의 갈등으로 치부하거나 ‘성폭력’을 남녀 간의 애정 문제로 오인하지 않아야 한다.

피해자들이 느끼는 고통은 가해진 폭력뿐만 아니라 사회적 인식에도 존재한다.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성폭력을 유발했다는 비난을 뒤집어쓴 채 사회적 배제를 당하는 경우가 그렇다. 또, 성폭력이 화간이나 성매매로 둔갑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며, 오히려 가해자가 법적 책임을 면하기도 한다. 이런 현실에서 아직도 많은 피해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피해 사실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엔 사회 구성원 모두의 자각이 필요한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여성폭력 문제 해결에도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 사천은 어떨까. 먼저 여성폭력의 하나인 가정폭력이 어떤 유형으로 나타나고 있는지 지난 3년간의 상담통계를 바탕으로 분석해보았다.

지난 3년간 사천지역 가정폭력 피해유형 분석.(자료=사천YWCA가정폭력·성폭력통합상담소)
지난 3년간 사천지역 가정폭력 피해유형 분석.(자료=사천YWCA가정폭력·성폭력통합상담소)

(위 표를 보면)전체 유형 중에서 신체적 학대와 정서적 학대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신체적 학대의 심각성만을 폭력의 기준으로 생각했던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은 폭력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 피해자로부터 공포와 두려움을 유발하여 자신에게 굴복하게 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신체적 폭력이 아닌 단순한 위협만으로도 충분한 통제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여성폭력 피해자들은 폭력을 당한 후 너무 두려워 일상생활이 어렵다고 호소한다. 단 한 번의 폭력피해자나 지속적으로 당해 온 폭력피해자나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 피해자들이 두렵다고 표현하는 말에는 이렇게 참고 살다가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이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지, 또는 이혼 등 다른 선택을 했을 때 생계에 대한 막막함을 포함하고 있기에 그들의 호소가 더욱 가슴 아픈 것인지도 모르겠다. 

1994년에 <성폭력범죄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고, 1997년엔 <가정폭력 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함으로써,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성폭력과 가정폭력의 예방과 피해자 보호에 책무를 다하도록 했다. 그러나 법 시행에 들어간 지 2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 여성폭력이 왜 사라지지 않고 계속되는지는 생각해볼 문제이다.

필자가 상담소에서 10년을 넘게 만나 온 피해자들은 복잡한 폭력 관계 안에서도 그 속에 파묻히지 않고 살아내기 위해 끝까지 노력했고, 지금 순간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들이 우리 사회의 무관심과 외면 속에서 사망하거나, 혹은 맞서 싸울 힘이 소진되어 포기하기 전에 국가의 공적 개입이 가능하다는 것과 우리가 함께 하고 있음을 잊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 

여성폭력은 인권의 문제이다. 나아가 이 폭력을 근절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여성폭력 범죄가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서 제대로 처벌되기를, 그리고 피해자의 인권이 오롯이 보장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여성폭력추방주간의 첫걸음에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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