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33층 주상복합 초기진화 애로 
사천도 20층 이상 건물 증가 추세
53m 차량 보유…23층까지 진압 가능
사천시 전체 11층 이상 건물 450동

아파트 화재 진압과 인명구조 종합 훈련 모습.(사진=사천소방서)
아파트 화재 진압과 인명구조 종합 훈련 모습.(사진=사천소방서)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지난 8일 울산 남구의 33층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건물 전체로 번지는 큰 불이 났다. 당시 울산 소방당국은 70미터 고가사다리차 등 고층 화재진압 장비가 없어 초기 진화에 애를 먹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천지역은 30층 이상 고층 건물은 없으나 20층 규모의 고층 아파트가 증가 추세여서 고층 화재 대응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울산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는 지난 8일 오후 11시7분께 3층 테라스에서 시작돼 순식간에 33층 전체로 번졌다. 큰 불길은 2시간 만에 잡혔으나, 불이 완전히 꺼진 것은 다음날인 9일 오후 2시50분으로 약 15시간이 걸렸다. 이 아파트 최고층 높이가 33층이었으나, 고층에 접근할 수 있는 고가사다리차가 울산지역에 아예 없었던 것. 부산 등지에서 고층 화재진압을 위한 72미터 고가사다리차가 오는데 약 3시간이나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고층 건물 화재 취약성이 부각되면서, 화재 대응장비 확충 필요성도 커졌다. 소방청에 따르면, 70미터 이상 고가사다리차는 전국에 10대 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서울·경기·인천 각 2대, 부산·대전·세종·제주 각 1대 등이다. 울산과 같이 경남도내에는 최대 사다리 전개 70미터 이상 고가사다리차는 1대도 없다. 반면, 경남 전체 30층 이상 고층건물은 총 342개에 이른다. 유사한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대응이 늦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53미터 고가사다리차를 활용한 인명구조 훈련 모습.(사진=사천소방서)
53미터 고가사다리차를 활용한 인명구조 훈련 모습.(사진=사천소방서)

그렇다면, 사천시의 상황은 어떨까? 사천소방서는 53미터 고가사다리차 1대와 27미터 굴절 사다리차 1대 등 총 2대의 고층건물 화재진압장비를 갖추고 있다. 53미터 사다리차의 경우 지상 17~18층까지 긴급 인명 구조가 가능하며, 23층 높이까지 화재진압을 할 수 있다. 27미터 굴절사다리차는 8층 높이까지 화재진압이 가능하다.  

사천시 읍면권역의 경우 사천공항 등 군사시설 고도제한에 묶여 고층 건물이 타 도시에 비해 없는 편이다. 하지만 최근 지상 19층 규모의 KCC 스웨첸 아파트 등 11층 이상의 고층 건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사천시 동지역에서 최고층 아파트는 금성백조 예미지 아파트로, 지상 21층에 이른다. 

사천소방서가 파악한 사천 관내 11층 이상 고층건축물은 74개 단지 450동으로 복합건축물 11단지 11동, 업무시설 1단지 1동, 공동주택 62단지 438동이다. 20층부터 21층 높이의 건물은 13동이며, 11층부터 19층 높이의 건물은 437동으로 집계됐다. 30층 이상 고층 건물은 없다.  

최근 몇 년간 사천지역에서 고층 건물 대형화재는 없었으나, 지난 2012년 사남면 모 아파트 13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소방관 2명이 중상을 입었던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후 사천시와 사천소방서는 고층 건물 화재 시 대응요령 등 홍보를 강화했다. 고가 사다리차가 진입할 수 있도록 주차공간 확보 등도 당부해 왔다.

고층건물 증가 추세에 발맞춰 사천시와 사천소방서는 10여 개 유관기관 200여 명이 참가하는 고층 아파트 화재 진압 훈련을 합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열리지 않았으나, 내년쯤에는 훈련이 재개될 전망이다. 

27미터 굴절사다리차를 활용한 인명구조 훈련 모습.(사진=사천소방서)
27미터 굴절사다리차를 활용한 인명구조 훈련 모습.(사진=사천소방서)

사천소방서 관계자는 “사천에서 보유한 53미터 사다리차가 현재까지 경남에서 보유한 것 중 가장 높은 곳까지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장비”라며 “최근 20층, 21층 정도의 아파트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신경이 쓰인다. 현재 고가사다리차로 인명구조가 가능한 높이는 17층, 18층 정도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상 높이에서 화재가 났을 경우 옥상으로 대피해 구조를 기다려야 한다. 경남본부에서 70미터 고가사다리차 등 장비 추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천지역에서는 지난해 총 135건의 화재가 발생해 12명이 부상을 입고, 4억6000여 만 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이 가운데 공동주택 화재는 8건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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