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우리말 쓰기] ‘알려라, 더 넓게 더 쉽게’

<알려라, 더 넓게 더 쉽게> 이 글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사)국어문화원연합회의 지원으로, 경상대학교국어문화원‧사천시‧뉴스사천이 함께 싣습니다. 사천시가 발표하는 공고‧고시문을 경상대 국어문화원이 쉬운 우리말로 다듬은 뒤 뉴스사천이 기사로 소개하는 것입니다. 어렵고 딱딱하고 어법에 맞지 않는 말을 쉬운 우리말로 고쳐 쓰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편집자-                                    

[뉴스사천=하병주 기자] 이번 공고문은 지난 7월에 출범한 재단 법인 사천시 친환경 미생물 발효연구재단에서 발표한 것으로, 재단의 상징 이미지(CI)를 공모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느 공고문이 그렇듯 이 공고문도 제목과 첫 문장에 가장 중요한 정보가 들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그 정보가 조금 부족하다는 점이다. 

본론에 앞서 법인의 이름에서 띄어쓰기를 어떻게 할지부터 살피자. 앞서도 여러 번 언급했듯이 회사 이름과 같은 고유 명사는 붙여 써도 가능하다. 하지만 국립국어원에서 권장하기로는 단어별로 적절하게 띄어 쓰는 게 낫다. 특히 너무 긴 이름을 붙여 써 놓으면 한눈에 들어오지 않아 헷갈린다. 그러니 ‘재단법인 사천시친환경미생물발효연구재단’을 ‘재단 법인 사천시 친환경 미생물 발효연구재단’으로 쓰면 훨씬 알아보기 쉬울 것이다.

이어 이 공고문의 원제목을 보자. ‘~발효연구재단 CI 공고’인데, 첫눈에 봐도 ‘CI 공고’가 어색하다. CI를 공고하는 것이 아니라 ‘CI 공모’ 사실을 공고하는 까닭이다. 또 CI는 국립국어원에서 ‘기업 이미지 통합, 기관 이미지 통합, 기업 이미지, 기업 통합 이미지, 기관 이미지, 기관 통합 이미지, 기업 상징, 기관 상징, 기업 문화’ 등으로 순화하도록 권하는 단어다. 이 공고문의 문맥으로 보면 ‘(법인) 상징 이미지(CI)’가 적절하다. 따라서 이를 정리하면 ‘재단 법인 사천시 친환경 미생물 발효연구재단 상징 이미지(CI) 공모’로 쓰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제목에 이어 공고문을 살펴보자. 원문은 ‘~발효연구재단 미생물분야의 위상과 역할에 맞는 CI 제작을 위하여 다음과 같이 공고합니다.’로, 재단의 상징 이미지(CI)를 공모하는 주체가 드러나 있지 않다. 이를 적절히 고친다면 다음과 같다. ‘~발효연구재단은 우리 재단의 위상과 역할에 맞는 상징 이미지(CI) 제작을 위하여 다음과 같이 공모합니다.’

짧은 공고문이지만 따져볼 점이 이밖에도 여럿이다. 그 가운데 한 가지만 더 눈여겨본다. ‘6. 당선작 발표’에 쓰인 ‘당선작 및 시상 않을 수 있음’은 알맞지 않은 표현이다. ‘당선작’과 ‘시상’이 ‘아니하다’와 함께 호응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탓이다. 대신 ‘당선작을 뽑지 않으며(않거나), 시상하지 않을 수 있음’으로 고쳐 쓰면 훨씬 자연스럽다. 

끝으로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공공 언어가 지켜야 할 요건에는 소통성과 정확성이 있다. 소통성은 ‘용이성, 정보성, 공공성’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공고문은 일반 국민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글이므로 글의 정보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공고문에서 보면, 많은 사람들이 공고문을 읽은 뒤 ‘~발효연구재단’의 상징 이미지(CI) 공모에 참여하고픈 마음이 들어야 한다. 하지만 그러기엔 재단의 정보가 너무 부족한 것 아닐까. 공고에 걸맞은 기대효과를 생각해서라도 좀 더 자세하고 친절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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