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원장 선출과정서 의원 간 충돌 ‘후유증’
규탄 기자회견에 ‘명예훼손’고소까지 대립 격화
“고소 취하 먼저” vs “발언 사과 먼저” 평행선 

사천시의회 전경.
사천시의회 전경.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제8대 사천시의회 후반기 원 구성 과정에서 불거진 시의원 간 충돌과 갈등이 봉합되지 않고, 후유증을 앓고 있다. 

사천시의회는 지난 7월 원 구성 이후 처음으로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제246회 임시회를 열어 3차 추경예산안 등 주요안건과 조례를 처리했다. 하지만 의회운영위원회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못했다. 

이번 임시회에서 의회운영위원 소관 의회사무국 추경예산안은 의장 직권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본회의에 올려 처리했다. 8년 전인 6대 시의회 후반기에도 의회운영위 파행으로, 수 개월간 임시회 회기 결정이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의회운영위원회는 시 집행기관 실과소를 직접 견제하지는 않지만, 임시회 회기와 의회 운영 전반에 걸친 내용을 심사하는 상임위원회다. 당사자인 의회운영위 소속 시의원들은 이번 파행에 대해 ‘네 탓’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 7월 후반기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의원 간 격렬한 충돌을 빚었다.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2명(최인생·구정화)과 더불어민주당 4명(박종권·김봉균·김행원·최동환)이 한 축을 이루고, 나머지 통합당(이삼수·김경숙·김규헌·김여경·전재석) 의원 5명과 무소속 1명(김영애)이 다른 진영을 이뤄 대립했다. 7월 20일 상임위원장 선거에서 김규헌 의원이 기권표를 던지면서, 행정관광위원장에 구정화, 건설항공위원장에 최인생, 의회운영위원장에 박종권 의원이 선출됐다. 

이후 7월 22일께 김경숙, 김여경, 전재석, 김영애 시의원 등 4명은 시의회 2층 연석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들은 “현대판 매관매직과 다름 아닌 야합과 술수로 차지한 정당성이 없는 의회 운영위원장, 행정관광위원장, 건설항공위원장은 사천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즉각 위원장직에서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지켜본 박종권 의회운영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소속 4명은 기자회견을 한 시의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박종권 위원장 등은 “의원들이 투표로 선출한 상임위원장들에게 ‘매관매직’이라 표현한 것은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 소동은 의회운영위원회 장기간 파행으로 이어졌다. 고소를 당한 의원 4명 중 3명(김경숙, 김여경, 김영애)이 의회운영위 소속이었기 때문. 고소를 당한 의원들은 의회운영위원회 소집에 응하지 않고 있다. 상임위원회 5명 위원 중 3명이 출석하지 않으면, 안건 자체를 결정할 수 없다. 김경숙 시의원은 지난 15일 본회의 신상발언을 통해 의회운영위 파행 상황을 상기시켰다. 

김경숙 시의원은 뉴스사천과 인터뷰에서 “상임위원장 선출 관련 기자회견 당시 비유적인 표현을 가지고 명예훼손 운운하며 동료의원을 고소하는 사례가 그동안 시의회 역사상 있었냐”며 “고소 취하 전까지는 의회운영위 소집에 응할 수 없다. 파행의 책임은 소속 위원들을 고소한 박종권 위원장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종권 의회운영위원장은 “앞선 기자회견에는 ‘매관매직’을 주장한 것은 분명한 ‘명예훼손’이다.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고소한다고 예고했고, 약속대로 진행한 것”이라며 “그들이 사과하지 않는데, 먼저 고소를 취하할 순 없다. 의회운영위 소집에 응하지 않은 의원들에게 파행의 책임이 있다”고 맞섰다. 

현재 당사자간 협상의 접점이 없어 갈등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삼수 의장은 “9월 임시회는 3차 추경과 인천국제공항공사법 개정 반대 대정부 건의안 등 시급한 안건이 있어 의장 직권으로 임시회를 열었지만 의회 운영위 파행을 언제까지고 놔둘 순 없다”며 “고소 취하와 의회운영위 정상화를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천시의회는 코로나19 경제위기, 항공제조업 고용 위기, 남강댐 사천만 홍수 방류 피해 대응, 인천국제공항 항공MRO 저지 등 대응해야할 현안이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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