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발전, 시공사 BDI에 ‘계약 해지’ 통보
‘계약 불이행’이 이유…BDI 반발 예상돼
공사 참여 노동자들 “밀린 임금 달라” 집회

삼천포화력발전소 전경.
삼천포화력발전소 전경.

[뉴스사천=하병주 기자] 삼천포화력발전소 5‧6호기의 환경개선설비공사가 다시 한 번 늦춰진다. 

지난 5월에 터진 시공사의 부실시공 사태가 쉽게 진정되지 않으면서다. 시공사 교체 가능성까지 있어 준공 시기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공사에 참여했던 노동자들은 자칫 일자리를 잃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

이 공사는 본디 지난 6월 말에 끝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부 공사의 잘못과 코로나19 상황이 겹치면서 공사 준공 시점은 8월 말로 한 차례 연기됐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던 것. 8월 말 현재 70~80%의 공정률을 보이는 가운데, 시행사인 한국남동발전㈜이 시공사인 BDI㈜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겉으론 약속한 공사 기간을 지키지 못한 데 따른 책임을 묻는 모양새이나, 그동안 일어났던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묻는 성격도 있어 보인다. 따라서 이를 둘러싼 양측 갈등은 깊어질 전망이다.

이 과정에 공사에 참여했던 노동자들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BDI는 환경개선설비공사에 참여한 노동자들에게 지난 8월 13일 이미 계약 해지를 예고한 데 이어, 발전소 측과 협의가 잘 안 되자 28일에는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건설현장에서 일용직 노동자의 경우 통상 한 달씩 계약을 끊어가는 점에 비추면, 이들의 계약 기간은 8월 31일이 끝인 셈이다. 물론 계약 해지 예고 뒤 한 달까지는 일정한 임금을 더 받을 수 있지만, 일자리를 아예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노동자들은 불안감이 큰 편이다.

이에 8월 31일엔 삼천포화력발전소에서 집회를 열어 반발했다. 이들은 7월분 임금도 받지 못했노라 주장하며, 밀린 임금 지급 등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발전소 측은 “밀린 임금은 시공사인 BDI가 책임져야 한다”며 선을 긋고 있다. 다만 “절차를 밟아 새로운 시공사를 정할 것”이라며, “그땐 누가 해도 일을 마무리 지어야 하지 않겠냐”고 말해, 기존 노동자들의 공사 참여 가능성을 열어 놨다.

공사 마무리 시점에 관해선 확답하지 못했다. 기존 시공사와 관계를 끝내는 일도, 새 시공사를 찾는 일도 그리 간단치 않음을 예상할 수 있다.

한편, 8월 말 현재 삼천포화력발전소에서 가동 중인 발전기는 1‧2‧3‧4호기로 모두 4기다. 가동 연한 종료로 지난 4월부터 사실상 폐쇄에 들어갔던 2호기마저 혹서기를 맞아 재가동되고 있다. 5‧6호기의 환경개선설비공사가 늦어진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