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한의 영화이야기] '강철비2:정상회담'

'강철비2:정상회담' 포스터.
'강철비2:정상회담' 포스터.

남북의 경제력 차이는 2016년 기준 국민총소득(GNI)이 무려 45배이며 1인당으로 환산해도 22배나 차이가 난다. 무역규모는 무려 138배, 기간산업과 인프라 시설인 사회간접자본 수준도 30배가 넘는다. 혹여 전쟁이라도 벌어지면 하루 만에 북한 전역의 비행장이 초토화되고, 김 씨 삼대가 그렇게 안달복달하는 핵무기는 쏠 기회조차 얻지 못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통일을 못할까. 

통일에 대한 견해는 이념 문제와 불과분의 관계라 정치적 주관 또는 소신을 밝힐 수밖에 없는데, 대한민국 사회는 정치적 의견을 피력한다는 자체를 마치 대단한 결례를 한 것처럼 치부하지 않는가. 하물며 대자본이 투입되고 반드시 흥행을 해야만 한다는 블록버스터 영화라면 거의 모험에 가깝다. 이 때문에 대중의 취향 또는 정치적 중립이라는 핑계로 자기검열을 합리화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강철비2: 정상회담>이 분명하다 못해 선명하게 소신을 밝히는 모습은 차라리 신선하기까지 하다.
각설하고 군사력을 포함해서 남북의 국력 차이가 이렇게나 나는데 왜 통일을 못할까.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에 대한 열강들의 간섭과 견제 때문이라는 게 양우석 감독의 견해다. <강철비2: 정상회담>의 기본 설정은 이렇다. 미국은 제1, 2차 세계대전 때처럼 일본과 중국의 전쟁을 일으켜 군수 사업으로 이득을 보려 하고, 일본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북한을 도발해 남북전쟁에 이득을 보겠다고 나선다. 중국도 마찬가지로 북한을 부추겨 일본에 핵폭탄 투하할 것을 종용한다. 결국 중간에서 죽어나는 건 섬나라 아닌 섬나라 국민으로 살고 있는 한반도의 사람들이다.

대충 이야기의 흐름만으로 짐작할 수 있듯, 강철비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인 <강철비2: 정상회담>은 전작의 배우를 공유하고 남북 관계를 중심에 놓았다는 것만 같을 뿐 서로 다른 이야기다. 1편을 보지 않았더라도 전혀 무관하고, 그게 오히려 이해하기 편할 수도 있겠다. 아무튼 멋진 배우들의 연기 보는 재미(특히 부함장 역의 신정근은 놀라움 그 자체다)는 여전하고, 후반부 묵직하게 질주하는 핵잠수함 액션은 오락영화로서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CG와 자본으로 도배한 어지간한 할리우드 영화와 견주어도 결코 부족하지 않다. 

다만 현재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 부동산 규제로 인해 썩 좋지 않은 편이라 전작의 흥행은 글쎄다. 빌 클린턴의 대선 구호 “It’s the economy, stupid”를 외쳐야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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