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일본식 명의재산 전부 조사·정비 나서
일본인 명의 부동산 국고 귀속 추진 함께 
용현면 ‘봉대산’ 지난해 ‘안점산’으로 변경 완료

서택저수지 안내판.
서택저수지 안내판.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경남도가 일본인 이름을 딴 서택저수지 등 도내 일본식 지명 14건을 우리 지명으로 변경하는 것을 추진하고, 일본인 명의 부동산을 국고로 귀속하는 등 일제잔재청산에 본격 나섰다.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는 지난 6월 27일 농어촌공사 사천지사로 공문을 보내 서택저수지 명칭 변경을 촉구했다. 

기록에 따르면, 서택저수지 명칭은 일본인 서택효삼랑(西澤孝三郞, 니시자와 고자부로)에서 따온 것이다. 1928년 일본인 서택효삼랑(니시자와 고자부로)은 사천 용현면 장송에서 신촌리까지 900미터의 방조제를 축조하고, 1935년 12월 31만7568평의 농지조성을 완료했다. 이때 서택효삼랑은 해당 농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저수지를 축조했으며, 자신의 이름을 따 ‘서택저수지’로 명명했다. 이 명칭은 해방 75주년이 되는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이에 경남도는 용현면 소재 ‘서택저수지’의 명칭 정비를 요청해 이를 포함한 ‘일본식 지명’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에 정비하는 일본식 지명 14건은 ‘문헌조사, 전문가 자문, 주민의견 청취’ 등을 거쳐, 시·군 지명위원회, 경상남도 지명위원회, 국가지명위원회에서 최종심의 후 올해 말까지 변경 고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보다 폭넓은 조사를 위해 시군 접수창구도 설치·운영해서 ‘시민단체, 향토전문가, 지역주민’의 다양한 의견도 수렴해 일제 정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가운데 사천시 봉대산(峰臺山)은 지난해에 안점산(鞍岾山)으로 변경을 완료했다. 선창(仙倉)과 구룡산(九龍山)도 일제 강점기 이전 지명인 선창(船倉), 귀룡산(歸龍山)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도는 우선 행정기관이 관리하고 있는 일본식 이름의 공적장부와 지명을 올해부터 시군과 함께 전수 조사하는 등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조사를 통해 확인된 ‘일본인 명의의 부동산’은 국고로 귀속하고, ‘일본식 지명’은 우리 지명으로 바로잡을 예정이다.

명의자가 일본식 이름(창씨개명 등 4자 이상)으로 되어있는 공적장부는 도내 총 1만6822건으로 토지가 1만4755건이고, 건축물은 2067건이다. 사천지역의 경우 토지 145건, 건축물 25건이 일본인 명의의 공적장부로 확인되고 있다. 

도는 정비를 위해 한자로 기재된 옛날 대장과 등기부상의 소유권 연혁을 조사해 ‘일본인 부동산’과 ‘창씨개명된 한국인 명의재산’으로 구분하고, 일본인 명의 부동산으로 확인되면 조달청에 통지해 국가귀속 조치할 예정이다.

땅 소유자가 일제시대 창씨개명을 한 경우에는 8월 5일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부동산소유권 이전등기 특별조치법’ 등을 활용해 후손들이 상속 등기할 수 있도록 안내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조사는 공간정보와 GIS(지리정보시스템)을 이용해 ‘일본인 명의 토지위치 파악, 공공용지 여부, 토지이용 현황’을 과학적으로 조사해 국유화 대상 토지를 신속하게 알아낸다는 방침이다.

윤인국 경남도 도시교통국장은 “광복 75주년이 되는 지금까지도 행정내부와 우리 주변에 일제 잔재가 남아있는 것에 대하여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일본인 재산은 반드시 국가로 귀속하고, 일본식 지명은 일제히 정비해 우리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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