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호기 재가동 시점은 빨라야 9월…더 늦을수도
‘하도급 과정에 비위 있을까’…경찰, 수사 착수
부실시공 폭로했던 노동자 “부실 사례 더 있다”
잠잠한가 싶던 삼천포화력에 새로운 변수 등장

삼천포화력발전소 전경.
삼천포화력발전소 전경.

[뉴스사천=하병주 기자] 환경개선설비공사 과정에 부실시공이 드러나 말썽을 빚었던 삼천포화력발전소 5‧6호기의 여름철 정상 가동이 불가능하게 됐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말을 끝으로 폐쇄 예정이던 1호기의 가동 연장 상황이 길어지고 있다. 경찰은 공사 과정에 비위가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에 들어갔다. <관련기사1: 어이없는 ‘눈속임’ 공사, 노동자들에게 ‘딱 걸렸다’> <관련기사2: ‘하청에 재하청’…발전소 부실공사 ‘빌미’ 됐다>

삼천포화력발전소 5‧6호기에 대한 환경개선설비공사가 시작된 건 지난해 10월이다. 준공 예정 시기는 올해 6월 말. 하지만 뜻밖의 코로나19 상황을 맞은 데 이어 지난 5월엔 부실시공 폭로 사태까지 터져 나와 공사에 차질을 빚었다. 삼천포발전본부는 결국 준공 시점을 8월 말로 두 달 연기한 상태다.

하지만 8월 말까지 예정대로 공사가 끝날지는 미지수다. 현재 삼천포발전본부가 밝히고 있는 공사 진행률이 67% 정도에 머무는 데다, 앞서 드러난 부실시공에 대한 점검과 재시공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탓이다. 실제로 “공사 준공 시점이 훨씬 더 뒤로 물러날 수 있다”는 걱정이 공사현장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미 폐쇄 조치에 들어갔어야 할 발전 1호기의 가동 연장 기간이 늘어나고 있다. 7월 20일 현재 삼천포화력발전소에서 가동 중인 발전기는 1호기와 3‧4호기까지 모두 3기다. 고장과 계획예방정비공사를 이유로 멈췄던 3호기가 최근 재가동에 들어갔음에도 혹서기에 접어들었다는 이유로 전력거래소가 1호기의 가동을 승인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1호기의 가동 연장 상황은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이번 삼천포화력발전소 부실시공 사태와 관련해 경찰이 특정한 비위 사실이 있는지를 광범위하게 들여다보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부실시공 사실을 폭로한 노동자들은 “브로커가 개입했다”거나 “20억 원이 오고 갔다”는 등의 소문이 공사현장에서 나돌았음을 함께 밝힌 바 있다.

이에 고성경찰서는 즉각 내사에 들어갔으며, 지금은 정식 수사 단계로 전환한 상태다. 경찰은 시공사와 2중, 3중으로 얽혀 있는 하도급업체 사이에 부정한 거래가 있었는지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부실시공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부적절한 하도급 계약’이 꼽히고 있다.

경찰 수사와 별개로 부실시공의 추가 의혹 폭로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번 부실시공 사태를 점화한 노동자 신성철(61)씨는 20일 뉴스사천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아직 밝히지 않은 부실시공 사례가 더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국가권익위와 산자부에 청원을 넣은 상태”라며 “조만간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 씨는 이어 이번 일로 상당한 불이익을 받고 있음을 호소했다. 여러 가지 부담을 무릅쓰고 부실시공 사실을 밝혔음에도 복직은커녕 다른 직장조차 아직 못 구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같이 일했던 분들 가운데 상당수가 복직했지만 나는 실직 상태”라며, “다른 곳에 취업 신청을 해도 회신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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