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대책위 24일 해산.. “주유소업주와 사천시에 감사”
23일 오전11시, 지금은 작은 공원으로 바뀐 옛 주유소터 앞에서 열린 해단식에는 맨 먼저 문제를 제기했던 사천유치원 학부모들을 비롯,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또 구본길 사천교육장과 조재규 경남도교육위원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사천유치원 앞 주유소 건립 반대 및 쾌적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줄여 주유소대책위) 우순희 공동대표(사천유치원 학부모대표)는 지난 3월부터 진행돼 온 경과를 보고하며 “짧지도 쉽지도 않은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우 대표는 “처음 이 문제를 제기할 때 주변에서나 학부모들이나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며 말렸던 게 엊그제 같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줬고, 결국 소통의 힘으로 일이 잘 풀렸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준 사천시와 스스로 사업철회를 결정한 주유소 사업주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구본길 사천교육장은 “교육공간에 유해환경이 조성되어도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안전한 교육환경의 중요성이 널리 인식되길 바란다”면서 학부모들을 축하했다.
또 조재규 교육위원은 이번 일을 ‘작지만 큰일’로 표현하며 학부모들을 격려했다. 그는 “이번 사례가 전국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밝히면서도, 그 과정을 기록해 표석으로 남기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아쉬워했다.
‘유치원 앞 주유소’ 논란은 사천유치원 정문과 불과 2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주유소가 들어서려 하자 유치원 학부모들이 안전을 이유로 문제를 제기하며 불거졌다.
사천시는 처음에는 “법적 하자가 없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학부모와 시민사회단체의 반대가 계속되고, 이번 일이 법의 사각지대에 있음을 인식한 결과 사업주를 설득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8월에 이르러 사천시가 주유소터를 매입했고 이 자리에 공원을 조성했다. 이후에도 주유소대책위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사천시가 주유소 관련 고시를 만들 것을 주장했고, 이에 사천시는 지난 10월27일 유치원을 비롯한 일부 보호시설이 주유소와 일정거리를 유지하는 내용을 담은 고시를 제정했다.
하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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