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이렇게 재미있는 책이라면'

「이렇게 재미있는 책이라면」 박현희 지음 / 북하우스 / 2016
「이렇게 재미있는 책이라면」 박현희 지음 / 북하우스 / 2016

성적 올리기를 위한 공부에 모든 것을 빼앗기는 요즘 청소년들은 책 읽기 자체를 학습의 연장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그런 독서는 책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린다. 무엇보다 스마트폰에 빠져 쉽고 빠른 것을 찾는 청소년들에게 책 읽기가 그리 매력적인 일은 아니다. 

이 책은 ‘독서클럽 전도사’라고 할 만큼 꾸준히 독서 활동을 해오고 있는 박현희 교사가 고등학생들과 함께 했던 <독서 유발 인문학 강독회>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총 여덟 번의 강독회가 진행되었고, 매회 그는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책들을 찬찬히 소개하고 있다. 

소개된 책으로는 책 속의 숨겨진 구조를 찾아가며 읽는 『오이디푸스 왕』, 책이 쓰인 시대를 생각하며 읽는 『멋진 신세계』, 작가의 삶의 여정을 따라가며 읽는 『잠들면 안 돼, 거기 뱀이 있어』, 그리고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좇아가는 가운데 작가의 메시지를 찾아내며 읽는 『헬프』 등 고전과 인문학, 추리소설까지 그 범위가 매우 다양하다. 
저자는 ‘탁월한 북 텔러(book teller)’로 인정받는 사회 교사답게 방대한 세계사 지식을 바탕으로 책의 배경을 맛깔나게 소개하며 책에 대한 거부감을 없앴다. 때로는 깊이 있게, 때로는 흥미진진하게 책 속에 담긴 재미의 원천을 콕 짚어준다. 강독회의 현장감을 살리려고 본문마다 학생들과 나눈 대화도 수록했다. 그 외에도 각 강의 끝에는 ‘내 마음대로 골라 읽기’를 통해 관련 분야의 더 많은 책을 소개하고 있어 청소년들의 책에 대한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바깥 활동이 자유롭지 않은 요즘 ‘재미있는 집콕’ 생활을 위한 책 읽기에도 도움이 되는 책이다. 이 기회에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확장해보면 어떨까. 봄날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하는 유혹이 많지만 ‘이렇게 재밌는 책이라면’ 저자가 권하는 책의 유혹에도 충분히 빠져들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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