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항공제조업 등 직격타
항공산업 생존 비상대책위 꾸려
사천시·시의회 등 대정부 건의문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로 인해 사천의 항공산업이 위기에 빠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민항기 제작 수요가 급감한 것과 함께 미국 보잉사의 B737 맥스8기종 생산 중단상황이 길어지면서 사천의 항공제조업체들의 위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앞서 미국 보잉사의 B737 맥스(MAX) 8기종 부품공급 계약을 체결한 율곡과 아스트, 샘코 등의 직거래업체와 협력업체들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부품을 공급하기 위해 상당한 자금을 투입해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인력을 충원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B737 생산라인 등은 작동이 멈춘 상황이며, 절반에 가까운 유휴인력이 발생했다. 

지난 3월 12일 WHO의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선포 이후 여객 운송과 화물 수송은 95% 이상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보잉은 지난 2월 41대, 3월 150대 분량의 주문을 취소했다. 보잉 등 대형 항공기업의 조업이 재개된다고 해도 기존 재고물량을 우선 소진하기 때문에 올해 안에 항공업체들의 부품 공급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계속되고 있다. 

국내 항공부품제조업 전체 종사자는 대략 1만5000여 명이며, 이 가운데 사천지역에 총 53개 업체 1만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5월부터 본격적으로 무급휴직에 들어갔으며, 다른 업체는 고용유지지원금을 바탕으로 순환 유급휴직을 진행하고 있다. 규모가 작은 업체들은 권고사직 등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50%에서 80%까지 물량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 4월 말 기준 5개 업체에서 100여 명을 권고사직 했으며, 상당수 업체에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산업 구조상 항공 산업 비중이 높아 부동산, 서비스업, 식당 등 지역 소상공인 매출은 물론 지역경제 도미노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근로자 숙소로 이용했던 아파트 및 원룸 등 공실률도 높아지고 있다. 

사천지역항공기업 노동자들은 코로나19사태로 인한 고용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실질적인 정부 대책 마련과 지자체 관심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진영 아스트 노조 지회장이 김성조 사천시 우주항공과장에게 서한문을 전달하고 있다.
사천지역항공기업 노동자들은 코로나19사태로 인한 고용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실질적인 정부 대책 마련과 지자체 관심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진영 아스트 노조 지회장이 김성조 사천시 우주항공과장에게 서한문을 전달하고 있다.

 

사천지역 항공기업 노동자들로 구성된 사천 항공산단 노동자 연대는 4월 27일 사천시청 노을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공제조업의 특별고용지원업종 포함’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노동자 연대는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없다면, 업체 줄도산과 함께 5000명 이상의 실업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사천시와 사천시의회도 나서고 있다. 시와 시의회는 정부와 국회 등에 항공제조업의 특별고용지원업종 포함 촉구 대정부건의문을 올릴 예정이다. 사천상공회의소와 진주상공회의소도 20대 국회의원과 21대 국회의원 당선자, 정부 부처 등에 항공부품제조업 특별고용지원업종 포함 촉구 등 건의안을 올렸다. 

(가칭) 사천 항공산업 생존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추진단장 황태부, 디엔엠항공 대표)도 5월 7일 발대식을 갖고, 대통령께 드리는 공동 건의문을 전달할 예정이다. 비상대책위에는 사천지역 항공업체 관계자, 지원기관, 지역 정치인 등 각계각층이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황태부 단장은 “절박한 심정으로 비상대책위를 꾸렸다. 수 십 년을 일궈온 사천의 항공제조업이 죽느냐 사느냐 기로에 섰다”며 “항공산업 기반붕괴 위기다. 도산방지와 고용유지를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비상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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