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한의 영화이야기] '트롤: 월드 투어'

'트롤: 월드 투어' 포스터.
'트롤: 월드 투어' 포스터.

코로나19 창궐 이후 극장 개봉이 어렵게 되자 할리우드에서 가장 먼저 VOD 서비스로 직행했던 <트롤: 월드 투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하지만 무리수 혹은 초강수라는 시선을 걷기는 어려운데, 우려를 불식하고 VOD 서비스 3주 만에 1억 불(한화 1,218억 원)에 육박하는 수익을 달성했다는 소식을 전해 놀라움을 안겼다.

이런 뜻밖의 성과에 고무된 NBC유니버설(드림웍스의 모회사)의 CEO 제프 쉘은,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폐쇄 상태인 북미 극장들이 앞으로 영업을 재개한다 하더라도 극장과 VOD 플랫폼을 병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무래도 코로나-19가 영화 산업의 생태까지 바꾸는 모양새다. 한국에서는 극장과 VOD 서비스 동시 개봉으로 관객을 만나게 됐다.  

애니메이션이 더 이상 아동들의 전유물이 아닌지는 꽤 오래됐지만 그래도 오월에는 ‘어린이 중심’이다. 드림웍스의 신작 애니메이션 <트롤: 월드 투어>는 어린이와 어른 모두 경쾌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다. 6개의 트롤 마을에서 벌어지는 익사이팅 뮤직 배틀을 그린 <트롤: 월드 투어>는 1편에 비해 조금 더 풍성해지고 볼거리도 많아졌다. 하루하루 춤과 노래로 즐겁게 지내던 팝트롤 파피와 친구들이 자신들과 외모도 노래도 다른 5개의 트롤 마을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겪게 되는 모험담이 전부인데, 이 단순한 줄거리를 풍성하게 만드는 춤과 노래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팝, 록 , 컨트리, 펑크, 테크노,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의 노래들이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익숙한 K-Pop의 등장도 반갑다. (세계 음악시장에서 K-Pop이 이젠 하나의 장르로서 자리를 잡는 분위기인데, 솔직히 말해 K-Pop 이란 게 칼군무의 아이돌 음악을 뜻하는 걸까. 정확한 이해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왠지 어깨가 올라가면서 우쭐대는 기분이다)

캐릭터들의 비현실적인 비율과 귀여움은 다름을 인정하고 ‘화합’하자는 다소 빤한 메시지의 지루함을 잊게 만들 정도로 매력적이다. 현실에서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해프닝과 절대 해결되지 않을 사건들이 명랑하고 평화롭게 마무리되면서 쾌감을 극대화시킨다. 또한 그 환상적인 소동을 통해 위안을 얻는다.

메시지는 단순하고 볼거리는 풍성하니, 이게 바로 애니메이션이 가질 수 있는 본질적인 매력이다. 욕심부리지 않아서 여운이 더 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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