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하이타니 겐지로의 생각들'

「하이타니 겐지로의 생각들」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 양철북/ 2016
「하이타니 겐지로의 생각들」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 양철북/ 2016

작가는 일본을 대표하는 아동문학가 가운데 한 사람인 하이타니 겐지로이다. 그는 17년간의 교사 생활을 접고 난 후 오키나와로 떠나 직접 고기도 잡고, 농사를 지으며 생명과 자연에 관한 깊은 성찰과 사색의 시간을 갖는다. 2006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자신의 문학 원천인 아이들과 함께하며 그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기를 그치지 않았던 그는 천생 교육자이다. 

이 책은 ‘생각들’이라는 제목답게 오키나와에서의 일상, 아이들, 수업, 교사 시절의 회고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한 짤막한 이야기들 속에 세상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다. 또한 작가가 하는 이야기에는 생명에 대한 존중과 차별받고 소외당하는 약한 것들에 대한 애정과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공부 외에,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을 스스로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어져서’ 중학교를 그만두게 된 어느 소녀의 글에서 작가는 큰 충격을 받는다. 소녀는 학교를 벗어나 보내는 동안 ‘인간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을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작가는 이 소녀가 던진 문제에 대답해야 할 어른들의 책임을 통감하며 아이들 하나하나가 소중한 존재로 존중받는 교육의 본디 모습을 잃어가는 참담한 현실의 변화를 모색하고자 한다.

진정으로 아이들 편에서 수업이 이루어진다면, 성적의 좋고 나쁨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반에서 뒤처진다는 오명을 쓴 아이가 눈을 빛내고, 오 분도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던 아이의 등이 곧게 펴지는 순간을 지켜본 적이 있는 작가는 어두운 교육의 현실에도 굴하지 않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래, 다시 수업을 해보자. 나는 다시 수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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