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제작 비례대표 투표용지 길이만 53cm
기존 쓰던 개표 분류 계수기 작동 범위 초과
선관위 500장 모의개표 시연 1시간 가까이 소요
중앙선관위 등록정당만 40곳…창당 준비 수십 곳  

사천선관위가 5일 오후 3층 회의실에서 4·15 총선을 앞두고 모의개표 시연회를 가졌다.
사천선관위가 5일 오후 3층 회의실에서 4·15 총선을 앞두고 모의개표 시연회를 가졌다.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오는 4월 15일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역대 최장 비례투표 용지를 받게 된다. 이번 총선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처음 도입되면서 군소정당 창당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 정당득표율 3%(약 70만표) 이상을 얻게 되면 비례대표 3~4석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역대 최장 길이로 예상되는 비례대표 투표용지 개표에도 비상이 걸렸다.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중앙선관위 지침에 따라 모의개표 시연을 위해 39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낼 것으로 가정한 투표용지를 제작해, 시군 선관위별로 모의 개표 시연 행사를 잇따라 갖고 있다. 도선관위에서 시범제작된 비례대표 투표용지는 길이만 53cm다. 

현재 중앙선관위는 투요용지를 세기 위한 계수기를 개발하고 있으며, 최대 39개 정당까지 소화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기기는 길이 34.9cm 24개 정당까지만 분류 계수가 가능하다.  

사천선관위는 3월 5일 오후 2시30분께  3층 회의실에서 모의 개표 시연 행사를 가졌다. 이날 선관위 직원들과 자원봉사자, 공익근무요원 등 10여 명이 1000장(지역구 500, 비례 500)의 투표용지를 개표했다. 이날 시연회는 역대 최장 비례투표 용지를 어떻게 신속하게 오류없이 개표할 수 있을 지를 연습하는 자리로 시작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먼저 진행한 500장의 지역구 투표용지는 개표분류기 등을 활용해 순식간에 개표가 끝났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개표한 비례투표용지 개표는 약 1시간 넘게 소요됐다. 투표용지를 정당별로 분류하는 것부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긴 투표용지를 위아래로 훑어보고 정당별로 용지를 모으는 것부터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용지가 너무 길어 위아래로 훑어보기 어렵자 일부 개표 참석자들은 일어서서 작업을 했다. 20장 세어서 묶는 것도 19장, 21장 등 오류가 잇따라 나왔다. 유무효표를 확인하고, 잘못 분류된 용지를 찾아내는 재검표 역시 여러 번의 교차 확인이 필요했다. 수작업으로 용지 분류 후 놓아둔 바구니에 넘어질 뻔한 사람도 있었다. 사천선관위는 개표요원들이 서서 일하지 않고, 않아서 분류와 개수를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애썼다. 

사천선관위 서순교 지도홍보계장은 “2002년 이후 첫 수작업 개표가 될 것 같다. 기존 개표 분류기와 계수기 사용이 어려워 수작업 개표를 해보니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며 “실제 선거 당일 개표 마감도 현재로선 새벽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시간은 예단하기 어렵다. 수작업 개표시 나올 수 있는 다양한 사항에 대해 대응능력을 키우고, 효율적인 업무처리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3월 9일 현재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정당은 40곳이며, 20여 곳에서 창당 준비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 등록일인 3월 26~27일 이전에 중앙당 창당 절차를 마치고 후보를 내야 비례투표용지에 정당이 이름을 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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